러시아 언론인 의문사 이어 반체제 시인 교통사고로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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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러시아 시인 레프 루빈스타인이 모스크바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6일 만에 사망했다.

15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76세인 루빈스타인은 지난 8일 교통사고를 당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14일 숨졌다. 루빈스타인의 딸 마리아는 블로그를 통해 부친의 부고을 알렸다.

러시아 시인 레프 루빈스타인. 교통사고를 당한 뒤 6일 후인 14일 숨졌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시인 레프 루빈스타인. 교통사고를 당한 뒤 6일 후인 14일 숨졌다. AFP=연합뉴스

루빈스타인은 러시아 문학계에서 이른바 개념주의 운동을 공동 창시한 인물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사용하여 전통적인 소비에트 시대의 규범을 뒤집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비판했다.

또 루빈스타인은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LGBT(성소수자) 권리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 강력히 반대했다.

202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얼'은 루빈스타인을 "떨릴 정도로 시적이고, 통찰력이 뛰어나며, 아이러니를 겸비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언론인의 의문사와 범죄 피해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일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지역의 샤흐티 고속도로 인근에서 프리랜서 기사 겸 작가인 알렉산드르 리빈(40)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리빈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고 전했다.

고속도로에서 숨진채 발견된 러시아 언론인 알렉산드르 리빈. 사진 인터넷 캡처

고속도로에서 숨진채 발견된 러시아 언론인 알렉산드르 리빈. 사진 인터넷 캡처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8일 사법 당국 소식통을 인용, 부검 결과 리빈이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으며 범죄 연루 가능성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저명한 좌파 사회학자이자 보리스 카가를리츠키는 "루빈은 아파 보인 적이 없고 그가 자신의 건강에 대해 불평한 적도 없다"며 '돌연사' 주장에 의혹을 제기했다. 카가를리츠는 루빈이 돈바스 내전을 취재할 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으며, 2022년 특별군사작전이 시작한 것을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도시 재건을 둘러싼 마리우폴 당국의 부패를 비판하는 내용을 취재하다가 사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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