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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는 삼국지](105) 위연의 배반을 간파한 손권, 목우 유마로 위군의 군량을 가로챈 제갈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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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은 성도에서 군사들을 훈련하고 군량과 무기 등을 점검했습니다. 3년이란 세월이 후딱 지났습니다. 때는 234년. 제갈량은 후주에게 다시 출정할 것을 아뢰었습니다. 후주는 솥발의 형세를 이루어 태평한 시대를 보내는데 굳이 출정할 이유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제갈량이 대답했습니다.

신은 선제의 지우지은(知遇之恩)에 감사하며 꿈에도 위를 토벌할 생각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힘이 다하도록 충성을 바쳐 폐하를 위하여 중원을 수복하고 한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 신의 소원입니다.

승상! 군사를 일으켜서는 아니 됩니다.

태사(太史) 초주가 제갈량의 말을 가로막았습니다. 그 이유는 초주가 천문을 살펴본바, 상서롭지 못한 기운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갈량은 초주의 청을 듣지 않았습니다. 오직 힘을 다하여 역적을 토벌하는 일이 자신의 책무였습니다. 여러 장수를 모아놓고 출정을 협의할 때 관흥이 병사했다는 비보가 왔습니다.

안타깝게 병사한 관흥. 출처=예슝(葉雄) 화백

안타깝게 병사한 관흥. 출처=예슝(葉雄) 화백

불쌍하구나! 충의로운 사람에게 하늘이 수(數)를 주지 않으시니 나의 이번 출정에는 또 한 명의 대장이 줄어들었구나.

제갈량은 슬피 울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한참 후에 정신을 차리자 장수들이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제갈량은 잠시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즉시 강유와 위연을 선봉으로 삼고 34만 명의 대군을 다섯 길로 나누어 진격했습니다.

조예는 촉의 대군이 쳐들어오자 급히 사마의를 불렀습니다. 사마의도 천문을 살펴본지라 제갈량의 촉군은 스스로 패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하후연의 네 아들을 보증 추천했습니다. 하후패와 하후위를 좌우 선봉으로, 하후혜와 하후화를 행군사마로 삼아 군사기밀을 협력하게 하였습니다. 조에는 기뻐하며 직접 쓴 조서를 사마의에게 주었습니다.

‘경은 위수(渭水)가에 도착하거든 성벽을 견고히 유지하며 굳게 지키기만 하고 더불어 싸우지 말라. 촉군이 싸우려 해도 싸울 수 없으면 반드시 물러가는 체하여 유인할 것이니 경은 조심하며 추격하지 말라. 그들의 군량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반드시 제풀에 달아날 것이다. 그런 뒤에 허점을 이용해 공격하면 승리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고, 군사와 말들도 지치고 고생스럽지 않을 터이니 이보다 좋은 계책은 없을 것이다.’

사마의는 장안에서 40만 명의 군사를 일으켜 위수 가에 영채를 세웠습니다. 곽회와 손례가 찾아와 사마의에게 제안했습니다.

촉군은 지금 기산에 있습니다. 만약 위수를 건너 북원으로 올라가 북산의 군사와 연합하면 농서(隴西)로 가는 길이 끊이지 않을까 크게 걱정됩니다.

매우 좋은 말씀이오. 공은 농서의 군마를 거느리고 북원에 웅거하여 영채를 세우시오, 도랑을 깊이 파고 보루를 높이 쌓은 다음 군사를 묶어 둔 채 움직이지 말고 저들의 양식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면 공격할 수 있을 것이오.

제갈량은 곽회와 손례가 북원에 영채를 세웠다는 보고를 받고는 북원을 공격하는 척하며 위수를 빼앗는 계략을 세웠습니다. 촉군이 북원을 공격하려고 한다는 순찰병의 보고를 받은 사마의는 제갈량의 계략을 간파하고 이를 역이용하는 계략을 세웠습니다. 그리하여 1만 명의 촉군을 쓸어버리며 1차전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제갈량이 기산에서 패잔병을 추스르고 있을 때 성도에서 비의가 왔습니다. 제갈량은 비의에게 편지를 주며 곧장 손권에게 전하도록 했습니다. 제갈량이 손권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위연의 배반을 간파한 손권. 출처=예슝(葉雄) 화백

위연의 배반을 간파한 손권. 출처=예슝(葉雄) 화백

‘한나라가 불행하여 황제의 다스림이 법도를 잃더니, 조(曹)가 놈이 찬역을 하여 오늘날까지 기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저는 소열황제의 지중하신 부탁을 받았으니 어찌 감히 힘과 마음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대군을 이미 기산에 모아 놓고 있으니 포악한 도적의 무리도 머잖아 위수에서 멸망할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동맹한 뜻을 생각하셔서 장수에게 북정을 명하시어 함께 중원을 빼앗아 천하를 똑같이 나누시기 바라옵니다. 편지로는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으니 들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손권은 제갈량의 편지를 보고는 크게 기뻐했습니다. 즉시 30만 명의 군사를 세 곳으로 진격시켜 위를 공격하기로 하였습니다. 비의는 감사했고 손권은 연회를 베풀었습니다. 손권이 연회 중에 촉군의 선봉이 위연임을 알고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용기는 남음이 있지만 마음이 바르지 못하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공명이 없어지면 그는 반드시 화근이 될 것이오. 공명이 어찌 그것을 모르겠소!

비의는 제갈량에게 오의 대군이 위를 공격하기로 한 것과 손권의 위연에 대한 평을 알려주었습니다. 제갈량도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참으로 총명한 임금일세! 내가 그의 사람됨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의 용기가 아까워 쓰고 있는 것뿐이네.

승상! 일찌감치 조치하소서.

나에게도 생각해 둔 방법이 있네.

제갈량이 장수들과 진격을 상의하고 있을 때 위나라의 편장(偏將) 정문이 투항해왔다는 보고가 왔습니다. 사연인즉슨, 정문은 진랑과 함께 사마의를 지휘를 받았는데 사마의가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진랑만 전장군(前將軍)에 임명하고 자신은 쓰레기 취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갈량은 마침 진랑이 군사를 이끌고 와서 정문에게 싸움을 걸자 그를 죽이면 의심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정문은 단 일 합에 진랑을 베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제갈량은 정문이 거짓 항복한 것을 알고 이를 역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정문에게 편지를 쓰게 하고 말재주가 있는 군사를 선발하여 은밀히 분부했습니다. 군사는 명령을 받자 곧바로 위군 영채로 와서 사마의에게 정문의 편지를 올리며 말했습니다.

정문은 저와 동향 사람인데 지금 공명은 정문이 공을 세웠기 때문에 선봉으로 등용했습니다. 정문이 특별히 저에게 편지를 전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내일 저녁 때 불을 질러 신호를 하겠으니 도독께서 직접 대군을 거느리고 오셔서 영채를 기습하면 정문이 안에서 응전하겠다고 했습니다.

사마의는 여러 번 확인하였으나 의심할 곳이 없었습니다. 즉시 두 아들과 함께 촉군 영채를 기습하러 갔습니다. 큰 아들 사마사의 말에 따라 진랑을 선봉으로 세우고 자신은 뒤에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진랑이 촉군 영채를 기습하였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진 꼴이 되었습니다. 진랑과 1만 병사는 몰살을 당하고 사마의도 패잔군을 이끌고 본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사마의는 지키기만 할 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귀신에 홀린 듯 군량을 빼앗기는 위군. 출처=예슝(葉雄) 화백

귀신에 홀린 듯 군량을 빼앗기는 위군. 출처=예슝(葉雄) 화백

제갈량은 위수 일대를 답사하다가 한 골짜기에 이르러 지세를 살펴보았습니다. 바로 호로곡이었습니다. 제갈량은 이곳에서 즉시 목우와 유마를 만들게 하여 검각에 있는 군량을 운반해오게 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사마의는 촉군이 군량을 수송한다면 큰일임을 알고는 급습하여 목우와 유마를 빼앗아 오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만들어서 위군도 농서에서 군량을 운반해왔습니다. 제갈량은 왕평과 1천 명의 군사를 위군의 군량수송대로 침투시켜 위군을 무찌른 후 목우와 유마의 혀를 비틀어 움직이지 못 하게 했습니다. 곽회가 다시 빼앗아 군량을 수송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했습니다. 다시 촉군이 빼앗아 유유히 끌고 가자 넋을 잃고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제갈량이 만든 목우와 유마의 비밀을 모른 까닭에 속절없이 군량만 빼앗기고 만 것입니다.

한편, 사마의는 군량을 빼앗겼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구원병을 이끌고 달려갔습니다. 중간쯤 왔을 때 갑자기 포소리가 울리며 촉군이 두 갈래로 공격해왔습니다. 위군은 모두 놀라 뿔뿔이 도망쳤습니다. 사마의도 목숨이 위태로워졌습니다. 사마의는 어떻게 위기에서 벗어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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