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비만 1억, 5박에 7억 썼다…포스코 '호화 이사회' 수사

경찰이 포스코그룹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캐나다이사회’ 비용이 불법적으로 집행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캐나다이사회 참석자인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이사 12명과 포스코홀딩스 직원 4명 등 총 1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의혹이 제기된 이사회에 참석했던 사외이사들 중 현직 교수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도 조사 중이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연합뉴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일정에는 총 6억8000만원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규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해당 비용 전부를 집행해야 했으나, 3억5000만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이 각각 2000만원, 3억1000만원을 나눠 집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사건은 지난달 8일 임종백 포스코지주사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사건을 최근 경찰에 이첩했다. 범대위 측은 최 회장 등이 캐나다 이사회 일정 동안 식사비로 1억원, 현지 전세헬기 이동에 1억6960만원 등을 지출하면서 사외이사들에게 초호화 호텔과 식사를 제공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특히 “최 회장 등 사내이사들이 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회장추천위원회의 위원인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포스코 측은 “캐나다 출장 건은 경영활동의 일환일 뿐”이라며 “비용 처리 및 구체적인 일정 등 수사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보람·김수민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