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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中, 대만 침공시 한국 GDP 23%↓…두번째로 타격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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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전쟁이 날 경우 세계 경제 국내총생산(GDP)이 10조 달러(약 1경 3000조원) 줄고, 특히 한국 GDP가 20% 이상 급감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블룸버그 산하 연구소인 이코노믹스는 대만의 지정학적 위기 격화와 관련, 전쟁이 일어난 침공 시나리오와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는 2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경제적 충격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세계경제 국내총생산(GDP)이 10조달러(약 1경3000조원) 줄고 특히 한국 GDP가 20% 이상 급감하리라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의 추산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세계경제 국내총생산(GDP)이 10조달러(약 1경3000조원) 줄고 특히 한국 GDP가 20% 이상 급감하리라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의 추산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우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이 이에 개입하는 '전쟁 발발 시나리오'에서 대만은 첫 해에 GDP의 40%가 증발할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대만은 해안에 인구와 산업시설이 집중됐다"면서 "이런 조건은 전쟁 발발 시 인명 피해와 경제적 비용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분석에 따르면 당사국인 대만(40%)에 이어 한국은 GDP가 23.3% 줄면서 경제적 타격이 두 번째로 큰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쟁 당사국인 중국(16.7%)이나 일본(13.5%)·미국(6.7%)보다 큰 수치다.

[그래픽] 중국의 대만 침공시 주요국 GDP 충격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세계경제 국내총생산(GDP)이 10조달러(약 1경3천조원) 감소하는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의 추산이 나왔다.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이하 블룸버그)는 대만의 지정학적 위기 격화와 관련, 전쟁이 발발한 경우와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 봉쇄에 나선 경우 등 2개 시나리오로 나눈 뒤 그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이처럼 분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그래픽] 중국의 대만 침공시 주요국 GDP 충격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세계경제 국내총생산(GDP)이 10조달러(약 1경3천조원) 감소하는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의 추산이 나왔다.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이하 블룸버그)는 대만의 지정학적 위기 격화와 관련, 전쟁이 발발한 경우와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 봉쇄에 나선 경우 등 2개 시나리오로 나눈 뒤 그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이처럼 분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전쟁 시 한국의 예상 피해는 주로 반도체 생산 차질에서 발생했고, 이어 무역·금융 순으로 타격을 입었다. 중국과 대만의 전쟁이 한국에 영향이 큰 건 반도체를 비롯한 전기차·스마트폰 등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전쟁 없는 봉쇄 시나리오에서는 대만의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고, 전쟁 발발 시나리오에서는 한국 내 생산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했다.

대만 침공 시 첨단 전자제품 85% 급감

첨단 반도체를 쓰는 스마트폰 등 첨단 전자제품의 경우, 봉쇄 시나리오에선 생산량이 60% 줄고, 전쟁 시나리오에선 한국까지 타격을 입어 생산량이 85%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구형 반도체를 쓰는 가전제품 등의 경우, 봉쇄 시나리오에선 생산량이 35%, 전쟁 시나리오에서는 62% 감소할 전망이다.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대만 TSMC 반도체 신공장 예정지. 중국의 경우, 미국 등 주요 무역상대국과의 관계가 끊기고,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해져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도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이 중국·대만 공급망 의존도가 높아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하다. 연합뉴스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대만 TSMC 반도체 신공장 예정지. 중국의 경우, 미국 등 주요 무역상대국과의 관계가 끊기고,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해져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도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이 중국·대만 공급망 의존도가 높아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하다. 연합뉴스

전쟁 시나리오에서 세계 GDP 감소액은 10조 달러(10.2%)가 될 전망인데 이는 2020년 코로나 19에 따른 세계 GDP 감소(5.9%)보다 훨씬 많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경제 GDP 감소 규모는 5%로 전쟁 시나리오(10.2%)보다 적었다. 봉쇄 상황에서 GDP 감소는 대만이 12.2%, 중국이 8.9%, 미국이 3.3%라고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블룸버그는 "(오는 13일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당장의 위기를 촉발하지 않더라도 향후 양안 관계의 방향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中 "민진당 재집권, 경제 나락 갈 것" 압박 

이런 가운데 13일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차기 중국 외교부장으로 거론되는 류젠차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9일 미국외교협회(CFR) 대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며,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이라 강조했다. 류 부장은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미국은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발언으로 읽힌다.

대만 유권자들은 경제 이슈를 안보나 양안 관계보다 우선시한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AFP=연합뉴스

대만 유권자들은 경제 이슈를 안보나 양안 관계보다 우선시한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측은 "민진당이 선거에서 또 이기면 대만 경제가 나락으로 갈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대만 유권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채찍(경제 제재)'와 '당근(경제 협력)'을 활용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그간 관세 감면을 해왔던 대만산 농수산물·기계·부품·섬유 등에 대한 면세 혜택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렇게 '채찍'을 휘두르면서도 중국은 '당근'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말 대만산 우럭바리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한 게 대표적이다. 민진당 지지층인 대만 남부 농·어민들의 민심을 달래 선거에서 국민당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실제 대만 유권자들의 관심사 1순위는 경제 문제라고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했다. 대만경제지 커먼웰스 조사에 따르면 대만 유권자들은 안보나 양안 관계보다 경제를 더 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칭더 민진당 총통 후보(왼쪽)와 차이잉원 총통. 현재 독립 노선의 민진당의 지지율이 소폭 앞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라이칭더 민진당 총통 후보(왼쪽)와 차이잉원 총통. 현재 독립 노선의 민진당의 지지율이 소폭 앞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안경제조업체에 근무하다 은퇴한 왕구이추(65)는 이코노미스트에 "민진당이 과거 선거에서 이기려 중국 위협론을 이용했지만 내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생계문제를 화두로 젊은이들을 공략한 대만 민중당이 창당하자마자 지지율 25%를 얻은 것도 경제 이슈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허우유이 국민당 총통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허우유이 국민당 총통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타오위안에서 열린 대만민중당 행사에 참석한 에어컨 설치기사 쑹(24)은 매체에 "전에는 차이잉원 총통을 찍었지만 이젠 민중당 후보를 찍겠다"면서 "높은 물가와 부동산 가격 때문에 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제3후보인 대만 민중당의 커원저. 로이터=연합뉴스

제3후보인 대만 민중당의 커원저. 로이터=연합뉴스

야당 연합 제안 또 나와

한편 중국이 대만 기업인 10만명의 귀향 투표를 독려해 민진당에 다소 우세한 판세를 뒤집으려 한다고 자유시보가 10일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당국이 투표 참가를 위해 귀국하는 대만 기업인들에게 할인 항공권을 제공하도록 자국 항공사들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대만 독립 노선인 민진당과 통일 노선의 국민당이 박빙인 상황에서, 대만 기업인들을 선거에 참여시켜 국민당에 표를 보태겠다는 중국의 노림수로 보인다. 대만(인구 2300만명)의 재외국민은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에 사는 대만인 100만명 중 상당수는 국민당을 지지한다.

선거 유세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 후보가 야당 연합을 재차 촉구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허우 후보는 9일 중서부 자이시에서 단결승리대회를 열고 제3 후보인 민중당의 커원저 총통 후보를 향해 "함께 민진당을 퇴출시키자"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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