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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띄우기? 중국 "후티 리스크 대안은 中·유럽 열차"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1월 중국 산시성 시안역에서 중국-유럽 화물 열차가 출발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중국 산시성 시안역에서 중국-유럽 화물 열차가 출발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예멘 반군 후티의 홍해 바닷길 위협이 이어지면서 중국과 유럽을 잇는 화물열차를 대안으로 찾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바닷길보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운송기간이 3분의 1 가까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어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화물 운송이 몰리는 춘제(春節·중국 설)를 앞두고 중국-유럽 화물열차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춘제 연휴 전후로 길게 쉬기 때문에 봄철 수출 상품을 미리 출하한다.

하지만 올해는 후티의 공격으로 주요 수출길인 홍해 항로가 위험해졌다. 많은 기업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지나는 우회로를 택하고 있지만, 홍해 항로보다 최대 2주가 더 걸린다. SCMP는 “이렇게 되면 빈 화물선들이 중국으로 돌아오는 데에도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며 “많은 배가 제때 중국 항구에 도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관심이 커지는 것이 바로 중국-유럽 화물 열차다. 배로 옮기는 것보다 운임은 비싸지만, 중국에서 유럽까지의 화물 수송 기간이 약 12일로 35∼45일인 해상 운송의 3분의 1 수준으로 짧다. 중국 제일재경은 최근 중국~유럽 화물열차의 1월 좌석이 모두 만석이 됐다고 전했다. 저장성 이우시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지나 유럽을 연결하는 ‘이신어우’ 철도의 천카이펑 이사는 “평소 고객이 보통 2주 전에 예약을 한다”며 “설날(춘제) 전 물품을 모두 모아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유럽 화물 철로는 11개 아시아 국가·지역 내 100여개 도시와 25개 유럽 국가의 217개 도시를 연결한다. 이신어우를 비롯해, 위신어우(충칭-신장자치구-유럽), 한신어우(우한-신장자치구-유럽), 쑤멍어우(쑤저우-몽골-유럽) 등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잇는 다양한 국제 화물노선이 운행중이다.

하지만 중국-유럽철로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코 루먼 ING 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일반적으로 러시아를 통과하는데 러시아에 제재로 인해 서방 운송업자에게는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가치가 높은 화물의 경우엔 열차 대신 항공 운송을 택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한계에도 육로 화물열차가 부각되는 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띄우기’란 분석이 나온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2013년 제시한 것으로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을 육·해상으로 잇는 사업이다. 중국-유럽 화물열차도 일대일로 일환으로 확장되고 있다.

비용 부담에…홍해 못떠나는 중소 해운사 

지난해 12월 예멘 알 살리프 해안에 총기로 무장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소형 보트에서 내리고 있다. 이들 뒤로는 지난달 19일 나포한 선박 '갤럭시리더호'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예멘 알 살리프 해안에 총기로 무장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소형 보트에서 내리고 있다. 이들 뒤로는 지난달 19일 나포한 선박 '갤럭시리더호'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후티의 위협에도 중소 해운사들은 홍해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우회로 선택에 따른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며 홍해 운행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해운사 프런트라인의 바스타드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해운사는 고객 요청에 움직이는 ‘택시’에 불과하다”며 “운항 중인 배를 돌리기 위해서는 전시에 준하는 상황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 정도까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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