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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AI밖에 없었는데…'테트리스' 끝판 깬 최초 인류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1일 미국 13세 소년 윌리스 깁슨이 테트리스 게임의 최종 단계를 깨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달 21일 미국 13세 소년 윌리스 깁슨이 테트리스 게임의 최종 단계를 깨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미국 13세 소년이 고전 블록 퍼즐 게임 '테트리스'를 이긴 최초의 인류로 등극했다. 1984년 개발된 이 게임을 끝판까지 깬 것은 그동안 인공지능(AI)밖에 없었다.

3일(현지시간) AFP 통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미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윌리스 깁슨이다.

깁슨은 2일 유튜브에 지난달 21일 그의 방에서 닌텐도 원조 버전 테트리스를 35분가량 이어간 끝에 게임이 멈춘 장면을 올렸다. 테트리스 게임이 '레벨 157'에 도달하면서 게임을 지속할 수 있는 코드가 없어 얼어붙은 '킬 스크린'(kill screen) 상태가 된 것이었다.

영상 속 깁슨은 게임 내내 거의 미동도 하지 않은 채 테트리스와 승부를 이어갔고, 막판에는 블록들이 빗줄기처럼 빠르게 내려왔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고 블록을 맞춰 나갔다. 게임 점수 칸에는 일찌감치 '999999'가 표시됐는데, 이는 더 높은 숫자를 표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숨 막히는 대결 끝에 테트리스 화면이 갑자기 멈춰섰고, 그 순간 자신의 승리를 직감한 깁슨은 "맙소사(Oh my god)"라고 외쳤다. 그는 "손가락에 느낌이 없다"고도 말했다.

테트리스는 올해 40주년을 맞는 고전 명작으로, 지금까지도 여러 버전으로 변형돼 인기를 끌고 있다. 개발 후 다양한 플랫폼에서 5억장 이상 판매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 됐다. 실제 '가장 많이 이식된 게임'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깁슨 이전에는 '스택 래빗'(Stack Rabbit) 같은 테트리스 AI만이 '킬 스크린'에 도달했었다. 이에 그의 승리는 게임 업계에서 인간이 최초로 이룬 성취로 평가된다. '클래식 테트리스 월드 캠피언십' 회장인 빈스 클레멘테는 "인간이 달성한 적이 없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2021년 테트리스를 시작했다는 깁슨은 "시작은 쉽지만 깨는 건 어려운 게임으로, 단순한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클래식 테트리스 월드 캠피언십 대회에서 3위에 그쳤지만 다음 대회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가 테트리스 대회에서 거둔 총상금은 3000 달러(390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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