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공공요금 동결기조, 과일 21종 관세인하…내수 살리기 총력전[경제정책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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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4일 최상목(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1월 4일 최상목(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발표된 올해 경제정책방향(이하 경방)은 민생 챙기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경방 자료의 타이틀부터 「활력있는 민생경제」다. 이날 브리핑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민생 경제 부문의 어려움이 가장 클 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선 서민의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올 상반기 중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에너지 바우처 등 예산으로 10조8000억원을 잡아 놨다. 전년보다 1조8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또한 올해 상반기 안에 과일 21종의 관세를 면제하거나 인하해 30만t을 들여올 예정이다. 이를 위해 1351억원이 투입된다. 채소나 축산물과 관련해선 수급 안정을 위해 총 6만t 규모로 대파·마른고추·양파, 닭고기·계란 등을 시장에 푼다.

공공요금은 올해 상반기까지 동결 기조다. 같은 기간 공정거래위원회는 서민 생활에 밀접한 품목과 관련한 불공정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오는 2월 4일부터는 주요 생필품 용량 등을 변경할 때 정보공개가 의무화된다.

고금리 대책으로는 올해 1학기 학자금 대출금리는 1.7%로 동결된다. 학자금 대출 중 생활비 대출한도는 연 3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상향된다. 서민금융 대출한도 증액을 올해까지 연장한다. 근로자햇살론의 경우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라간다.

소비 심리를 살려 내수를 활성화하는 대책도 담겼다. 올해 상반기 카드 사용액 증가분에 대해 20% 소득공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전통시장 소득공제율은 올해 한시적으로 40%에서 80%로 상향된다. 지난해보다 신용카드를 더 많이 긁고,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자주 사면 소득공제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10년 이상 된 노후 차량을 신차로 바꿀 경우 개별소비세율을 한시적으로 70% 낮춘다. 코로나19 당시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인하(5%→3.5%)했다가 지난해 환원한 자동차 개별소비세율을 다시 낮춰 자동차 소비 촉진에 나선 것이다. 전통시장 등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을 5만 곳 늘리고, 발행량은 지난해보다 1조 원 확대(4조→5조 원)한다. 민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30억 원 규모의 배달료 할인쿠폰도 발급한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경제 역동성을 강화할 대책도 담겼다. 3대 입지규제(그린벨트·농지·산지) 개선 추진이 대표적이다. 특히 비수도권 내 그린벨트 해제사업을 추진할 때 요건을 완화한다. 반도체나 2차전지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가 조성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가 추진될 전망이다. 농지의 경우 소멸 고위험 지역에 자율규제혁신지구(가칭)를 도입해 스마트팜 등이 들어올 길을 연다. 경제발전에서 소외된 지역에 기업이 들어오면 해당 지역의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 입장에선 투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를 막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이와 함께 얼어붙은 지방 건설 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비수도권개발부담금을 100% 면제하고, 학교용지부담금도 50% 감면한다.

또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할 목적으로 올해에만 외국인력을 26만 명 이상 데려올 예정이다. 전년 17만2000명에 비해 50% 넘게 불어난 수치다. 만성적으로 인력난을 호소해온 산업인력 공급을 위해 외국인 기능인력(E7-4 비자) 발급 쿼터가 지난해 1만2000명에서 올해 3만 5000명으로 불어난다. 제조업과 건설업 현장에서 필요한 외국인 비전문인력(E-9 비자) 쿼터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5000명으로 늘어난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정책도 준비했다. 임차인이 거주 중인 아파트 제외 소형·저가 주택을 매입할 시 올해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200만원까지 감면해주고, 추후 청약 시 무주택자의 지위를 유지하게 해준다. 또 올해에 한해 등록임대사업자가 아파트 제외 소형·저가 주택을 LH지역주택도시공사에 양도할 수 있게 한다. LH 등은 올해 안으로 구축 다세대·다가구 주택 1만호 이상을 매입할 예정이다. 올해 LH 임대주택 임대료는 동결된다. 중소기업 재직 청년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은 강화된다. 임차보증금은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대출한도는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한다. 금리는 1.5~2.4% 수준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으로는 우선 올해 1분기 중 연 매출 3000만원 이하인 영세 소상공인 126만 명을 대상으로 20만원씩 전기료 감면 혜택이 지원된다. 은행권에서 대출받은 차주는 대출금 2억원 한도 내에서 1년간 4%를 초과하는 이자납부액의 90%, 최대 300만원을 감면받는다. 제2금융권에서 5~7% 금리로 대출받은 차주는 원칙적으로 대출금 1억원 한도 내에서 1년간 5%를 초과하는 이자 납부액을 감면받는다. 다만 금리가 6.5% 이상일 경우 일괄적으로 1.5%포인트를 지원한다.

태영건설發 부동산PF 위기에, 국토부 “법정관리 대비”

정부가 제시한 경방의 4대 축 가운데 ‘잠재위험 관리’는 지난해 경방에는 없던 것이다. 주요 잠재위험으로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가계부채 ▶해외자원 등 공급망 ▶금융·외환 시장이 지목됐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PF 위기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상태인 태영건설과 관련해 “법정관리로 갈 때를 대비해 하도급 관계의 안정성 등 부분에서 건설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여러 가지 검토와 대비에 착수해 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 동의를 얻어내지 못 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정부는 “연간 수출 700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 규모인 355조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촉진책으로는 올해 시설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올해 12월까지 1년 연장하고,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올해 말까지 10%포인트씩 상향한다. 시설투자 자금 공급 규모는 역대 최대인 52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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