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술 집도의 "동맥·기도 손상 없다…순조롭게 회복 중"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4일 부산 방문 도중 목 부위를 흉기로 습격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이날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이 대표 치료 경과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병원 측은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때문에 환자의 동의없이 (치료 경과 등에 대해) 발표하면 안 된다고 해 그간 브리핑을 진행할 수 없었다"며 "이 대표가 많이 회복해서 언론 브리핑에 동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4일 오전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해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경찰들이 배치되어있다. 뉴스1

이 대표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2021년부터 서울시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사건 당시 부산대병원 권역센터장과 서울대병원 외상센터 당직 교수 등이 연락이 돼서 이 대표 이송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칼로 인한 자상으로 속목정맥(내경정맥) 손상이 의심됐고 기도손상이나 속목동맥의 손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이송을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목 부위는 혈관, 신경, 식도, 기도 등 중요기관이 몰려있는 곳이라 상처 크기가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깊이 찔렸는지 어느 부위를 찔렸는지가 중요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민 교수는 "목 정맥이나 동맥의 혈관 재건술은 난도가 높은 수술이다. 수술을 성공한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우리는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들였고,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준비해 정해진 대로 수술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당시 상황에 대해선 "흉쇄유돌근이라고 하는 목 빗근에 위로 1.4㎝ 칼에 찔린 자상이 있었다"며 "근육을 뚫고 근육 내에 있는 동맥이 잘려있고 많은 양의 피떡이 고여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속목근동맥은 정맥의 안쪽, 뒤쪽에 위치하는데 다행히 동맥 손상은 없었다"며 "주위 신경이나 다른 식도, 기도 손상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차 감염이 우려돼 충분히 세척을 진행했고 찢어진 속목정맥을 1차 봉합해 혈관 재건 수술 시행했다"며 "꿰맨 길이는 약 9mm"라고 덧붙였다.

민 교수는 "추가로 근육의 피떡을 다 제거하고 잘린 곳은 클립을 물어서 접착 및 세척한 뒤 상처를 봉합했다"며 "2일 오후 4시 20분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40분간 수술을 진행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수술 후 경과에 대해선 "중요 혈관 재건술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행히 잘 회복해 수술 다음 날 병실로 이송돼 현재 순조롭게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민 교수는 "칼로 인한 외상 특성상 추가 손상이나 감염, 혈관 합병증 등의 발생 우려가 있어 경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지지자로 위장한 피의자 김모씨(67)가 휘두른 흉기에 피습당했다.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 외상센터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혈전 제거를 포함한 혈관 재건술 등의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하루를 보낸 이 대표는 전날 일반 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