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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는 삼국지](102) 손권은 황위에 오르고 사마의는 대군은 이끌고 촉으로 오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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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권이 황제에 오르고 촉에게 사자를 보내 동맹을 맺자고 하자, 후주는 한중에 있는 제갈량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제갈량은 촉의 대신들과는 다른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사자에게 예물을 갖고 오로 들어가 축하하고, 육손에게 군사를 일으켜 위를 치게 하라고 부탁하소서. 그러면 위는 사마의에게 막으라고 명할 것이 분명합니다. 사마의가 만일 동오를 막기 위해 남쪽으로 이동하면 저는 다시 기산으로 나가 장안을 뺏겠습니다.

후주 유선은 제갈량의 말을 따라 진진을 사자로 오에 보내 손권이 황제에 오른 것을 축하하고 국서를 전달해 위를 공격도록 하였습니다. 손권도 기뻐하며 촉과 동맹을 맺어 위를 공격하기로 했습니다. 모종강은 손권이 황제에 오른 것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했습니다.

‘삼국 가운데 유독 손권이 뒤늦게 황제를 칭한 것은 어째서인가? 뒤에 칭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조가 죽기 전에 황제가 되지 못한 것은 조조가 천자를 끼고 토벌할까 두려워서였고, 조비가 천자가 되자 그는 더욱 오르고 싶었지만 더욱 오를 수 없었다. 촉이 오를 공격할 때였기 때문에 오가 서둘러 황제를 칭했다가는 더욱 정벌을 자초하게 될 것이고, 오는 위에 구원을 청해야 하는데 오가 서둘러 황제를 칭했다가는 스스로 구원을 거절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촉과 동맹을 맺고 위와 갈라진 후 촉이 위를 치고 위가 촉에게 당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천자 자리에 오른 것이다.’

손권이 육손을 불러 위를 공격하는 것에 대하여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육손이 말했습니다.

이것은 바로 제갈량이 사마의가 두려워 꾸민 계책입니다. 기왕 함께 도모하기로 했으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겉으로나마 군사를 일으켜 멀리서 촉군에 호응하는 체하소서. 제갈량이 급박하게 위를 몰아칠 때 우리는 빈틈을 타고 공격하면 중원을 빼앗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겹겹이 에워싼 촉군을 무찌르는 장합. 출처=예슝(葉雄) 화백

겹겹이 에워싼 촉군을 무찌르는 장합. 출처=예슝(葉雄) 화백

제갈량은 진진의 보고를 받고 척후병을 보내 진창성을 살폈습니다. 마침 학소가 병이 위중하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제갈량은 즉시 강유와 위연을 불러 군마를 정돈하여 곧장 출발토록 하고, 관흥과 장포를 불러 은밀히 계책을 주었습니다. 학소의 병이 위중하자 장합이 학소를 대신하여 진창을 지키기 위해 3천 명의 군사를 이끌고 진창성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장합이 진창에 도착하기 전에 촉군이 공격하자 학소는 놀라 까무러치더니 죽었습니다. 제갈량은 촉군이 진창을 차지하자 위연과 강유에게 산관으로 달려가 위군이 도착하기 전에 기습하여 뺏도록 했습니다. 위연과 강유가 제갈량의 계략대로 산관을 차지하자 멀리 장합이 군사를 이끌고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장합은 산관이 이미 촉군에게 점령된 것을 알고는 후퇴했습니다. 위연은 곧바로 장합군을 추격하여 크게 물리치고 기산으로 나왔습니다.

한편, 조예는 손권이 황제를 칭하면서 촉과 동맹을 맞고 육손을 무창으로 보내 출동대기 상태에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조예는 촉, 오가 협공한다는 보고를 받자 당혹스러워하며 허둥댔습니다. 조진은 병으로 앓아누워있었기에 사마의를 불렀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사마의는 동오가 군사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예가 의심쩍어하자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제갈량은 효정의 원수를 갚을 생각으로 있으니 동오를 주워 삼키지 않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빈틈을 타고 쳐들어가지 않을까 하여 잠시 동오와 연합하기로 맹약을 한 것입니다. 육손 역시 그러한 뜻을 알기 때문에 겉으로만 호응하여 군사를 일으키는 체하면서, 실은 앉아서 누가 이기고 지는지 관망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폐하! 오는 막을 필요가 없습니다. 촉을 막으소서.

경은 참으로 견해가 탁월하오!

조예는 즉시 사마의를 대도독으로 삼아 농서 지방의 여러 군마를 통솔하게 했습니다. 사마의는 조진으로부터 인수해 제갈량과의 결전을 위해 군사를 이끌고 장안으로 갔습니다. 장안에 도착한 사마의는 장합에게 그간의 전황을 보고받았습니다. 사마의는 곽회와 손례에게 무도와 음평을 구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제갈량이 선점하였음을 알고는 후퇴하려 할 때, 왕평과 강유, 관흥과 장포의 군사에게 협공을 당했습니다. 손례와 곽회는 말도 버리고 산으로 기어 올라가 달아났습니다. 장포가 이를 발견하고 말을 타고 뒤쫓아 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말이 발을 헛디뎌 장포는 말과 함께 계곡으로 굴러떨어졌습니다. 장포는 머리가 깨지는 큰 부상으로 성도로 후송되었습니다만 끝내 허망하게 죽고 말았습니다.

말에서 떨어져 죽은 장포. 출처=예슝(葉雄) 화백

말에서 떨어져 죽은 장포. 출처=예슝(葉雄) 화백

한편, 제갈량은 장합이 종횡무진 무용을 드날리자 촉을 위해 반드시 그를 제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마의도 많은 군사를 잃자 모두 영채를 지키고 나오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 제갈량은 위연을 시켜 날마다 싸움을 걸었지만 위군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갈량은 사마의가 싸우지 않고 지키기만 하자 한 가지 계책을 펴기로 하고 모든 영채를 거두어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염탐꾼이 사마의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사마의가 장합에게 말했습니다.

제갈량이 큰 계략을 쓰는 것이 틀림없다. 가벼이 움직여서는 안 된다.

이것은 군량이 떨어져 되돌아가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째서 추격하지 않으십니까?

내 생각에 제갈량은 작년에 큰 풍년으로 많은 곡물을 거둬들였고, 지금이 또한 보릿가을이니 군량은 풍족할 것이다. 어찌 선선히 물러가겠는가? 그는 내가 연일 싸우러 나가지 않으니까 이런 계책을 써서 유인하려는 것일세. 척후병을 멀리까지 보내 보아야겠네.

척후병은 사마의에게 촉군이 30리 후퇴했다는 보고를 세 번이나 했습니다. 그래도 사마의는 제갈량의 계략임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합은 달랐습니다. 빨리 추격하여 촉군을 무찌르고자 안달을 했습니다. 사마의가 말렸지만 장합은 군령장을 쓰고라도 추격할 것을 원했습니다. 사마의는 장합에게 한 무리의 군사를 주고 자신이 뒤따라가서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제갈량은 장합이 뒤쫓아 오자 장수들을 불러 각각 계략을 주었습니다. 마침내 장합군이 오자 거짓 패한 체하며 달아나길 서너 번. 드디어 촉군이 매복한 지점에 장합군이 도달하자 촉군은 사방에서 퇴로를 막고 공격했습니다. 지원군으로 오던 사마의는 촉군이 본부 영채를 공격하러 가자 곧바로 군사를 되돌렸습니다. 사마의는 영채로 돌아와 패잔군을 모으고 여러 장수를 질책했습니다.

너희들은 병법을 알지도 못하면서 거친 혈기만 믿고 나가 싸우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니 이런 참패를 당했다. 이제부터는 경거망동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다시 명령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결단코 군법대로 다스리겠다.

장마가 길어지자 굶주리는 위군의 병마들. 출처=예슝(葉雄) 화백

장마가 길어지자 굶주리는 위군의 병마들. 출처=예슝(葉雄) 화백

시간이 얼마간 지났습니다. 위의 도독 조진이 병이 낫자 표를 올려 촉을 칠 것을 요청했습니다. 조예는 조진을 대사마로, 사마의를 대장군으로 삼아 40만 대군을 이끌고 촉을 정벌토록 했습니다. 제갈량도 즉시 장수들을 불러 계책을 내렸습니다. 제갈량은 천문을 보고 큰 비가 올 것을 알고 이에 맞춰 계략을 세웠습니다. 얼마 안 되어 장맛비가 한 달을 내렸습니다. 제갈량은 조진과 사마의가 군사를 철수시킬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용병에 뛰어난 사마의가 있기 때문에 장수들에게 가벼이 뒤쫓지 못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별도로 위군을 무찌를 계책을 세워두었습니다. 과연 제갈량이 세워둔 계책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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