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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빠듯한데 교육교부금 2배로…"교직원에 현금 뿌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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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학령인구 1명당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이 올해 1200만원대에서 8년 뒤 3000만원대로 2배 넘게 불어날 전망이다. 전체 교육교부금이 증가하면서 학령인구는 감소하기 때문이다.

2일 국회 예산정책처 ‘중기재정 전망’과 통계청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 등에 따르면 올해 6~17세 학령인구의 1인당 교육교부금은 약 1290만원이다. 이후 끊임없이 증가해 2028년 2000만원을 넘고 2032년 3039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속적인 경제규모 확대에 따른 내국세 수입 증가로 교육교부금(내국세의 20.79% 등) 총액이 늘어나는 데 따른 영향이다. 실제 교육교부금은 올해 67조7000억원에서 2032년 110조3000억원으로 63%가량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더불어 학령인구의 빠른 감소세가 1인당 교육교부금 증가 속도를 더욱 높인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중위추계)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올해 약 524만 8000명에서 2032년 362만 9000명으로 32%가량 쪼그라들 전망이다.

교육교부금은 지방교육자치를 위해 정부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이전되는 재원으로, 시도교육청 예산의 약 70%를 차지한다. 교육교부금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시도교육청엔 돈이 남아 돈다. 2022년 전국의 시도교육청 17곳의 이·불용액은 총 7조 5000억원에 달한다. 방만 운영 문제도 지목된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24일 지방교부금 제도 운영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교부금이 급증하면서 학생·교직원에게 현금이나 현물을 뿌리는 식의 방만한 운영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재정부담 여력만큼만 늘려야”…“학령인구 변화에도 연동돼야”

나라살림이 한정된 가운데 재원 배분이 조화롭고 합리적으로 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교육교부금 제도를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게 감사원의 시각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 교부금 총 규모를 재정부담 여력(경상 GDP 증가율)만큼만 증가시키는 등 안정적이면서도 인구 감소 추세를 반영할 수 있는 개편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학수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만일 학령인구에 대한 교육투자의 중요성을 반영해 경상 GDP 증가율보다 빠르게 교육교부금을 늘리려고 한다면, 학령인구가 증가하는 경우로만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학령인구가 줄어들 경우 교육교부금 증가 속도를 경상 GDP 증가율보다 떨어뜨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위원은 또 “다른 해외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매년 교육교부금의 적정 규모를 판단하는데 이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넘쳐나는 교육교부금 중 일부를 더 시급한 분야에 투입하자는 아이디어도 제기된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내에선 “교육교부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내국세의 일부를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조정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또 정부는 교육교부금을 초·중·고뿐만 아니라 대학에도 쓸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범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학부장은 “초·중·고에서는 예산이 남아돌아 문제가 되지만 대학에서는 돈이 없어 아우성”이라며 “지난 15년가량 동안 대학 등록금이 동결 기조였다는 등의 사정이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나라살림에 적신호가 켜져 있기 때문에 교육교부금 제도 개선 목소리에 힘을 더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22년 8월 발표한 ‘2022~2070년 장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2070년 한국의 국가채무는 7137조 6000억원으로 GDP(국내총생산)의 2배가량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제도 개선에 신중한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가책임 교육, 돌봄, 디지털 교육혁신 등 교육개혁 과제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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