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수 사슴 농장에서 녹용을 생산하겠다며 마취가 덜 된 사슴의 뿔을 자르고 잘린 상처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받아 마시는 모습이 한 동물단체에 의해 포착됐다.
페타(PETA)가 동물학대로 고발한 국내 한 사슴농장에서 사슴이 쓰러져있다. 사진 페타 홈페이지 캡처
지난 27일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월 국내 사슴 농장 4곳을 방문한 결과 사슴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단 사실을 확인했다. 페타는 “사슴들이 황폐한 우리 안에 갇혀 끔찍한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며 “사슴 농장 4곳을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실제 페타가 촬영한 영상에는 농장 관계자들이 사슴의 뿔을 자르기 전 주사로 마취를 시도했으나 제대로 되지 않아 절단 수술 내내 고통스러워하는 사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농장 직원들은 바닥에 쓰러진 사슴 목에 올라타 톱으로 뿔을 잘랐는데 진정제가 덜 투여된 사슴이 하반신을 움찔거렸지만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단체 측 조사관은 “작업자가 주사로 마취했지만 사슴들은 뿔이 잘리는 내내 거친 숨을 몰아쉬고 몸을 움직였다”며 “사슴이 고통을 느낄 만큼 의식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슴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아드레날린이 급증하자 약물 저항 반응도 보였는데, 작업자들은 사슴의 행동을 제압하기 위해 머리를 발로 밟고 옆구리를 걷어찼다”고 말했다.
심지어 한 농장 방문객은 사슴뿔이 잘린 상처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피를 마시는 모습도 보였다. 농장 관계자가 국자로 뜬 피를 종이컵에 담아 사람들에게 나눠주자 이를 그대로 마셨다는 것이다. 페타 관계자는 “인수공통 감염병을 유발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제이슨 베이커 페타 수석부대표는 “사슴은 10년 동안 비좁은 우리에 갇혀 뿔이 잘리는 착취를 당한 뒤 도살된다”며 “이 모든 것은 건강보조제를 얻기 위함인데, 녹용이 사람의 신체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