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 고조되는「페만전운」4개월-「협상날짜」싸고 팽팽한 신경전|외국 경제득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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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페르시아만 사태 발발 4개월 여간 각국 경제는 원유가 상승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태 발발 직전 배럴 당 18달러에 머물렀던 유가가 한때는 40달러를 웃돌다가 최근 26달러 전후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산유국은 수입증가를 맛보고 있는 반면 석유 수입국은 지출증가라는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선 페르시아만 사태로 이득을 보고있는 국가 군을 들자면 당연히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될 것이다.
현재 OPEC의 하루 산유량은 2천2백90만 배럴.
이는 페르시아만 사태 발발직전인 지난 7월 OPEC가 합의한 산유량 쿼타 총 할당량 2천2백50만 배럴보다도 많은 규모다.
유엔의 금수조치를 받은 이라크·쿠웨이트의 원유 생산량을 여타 OPEC국가들이 보충하고도 오히려 넘는 수치인 것이다.
사태 발생 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 당 17·7달러로 치고 4개월간 유가의 평균수준을 배럴 당 30달러로 쳤을 때 산유국들은 배럴 당 12달러 정도의 이득을 보는 셈이다.
따라서 하루 약 4백9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4백만 배럴을 수출하는 것으로 계산할 경우 4개월간 모두 57억6천만달러의 추가수입을 올린 것으로 계산될 수 있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 군과 대치하고 있는 상태의 군사비 지출을 고려하자면 이 모두가 수입증가로 연결될 수는 없다.
그밖에 페르시아만 사태로 인해 이득을 보고있는 나라는 소련.
소련은 이전에 동구에 수출하던 원유를 배럴 당 9달러의 협정가격으로 판매했었으나 이를 시장가격으로 바꾸어 배럴 당 20여 달러를 받고 수출함으로써 큰 수입의 증가를 맛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총수입증가 규모는 연간 약 1백17억3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있다.
산유국이면서도 손실을 보고있는 나라는 이집트.
이집트는 이라크·쿠웨이트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 17억8천만 달러가 줄어듦에 따라 유가인상의 플러스 효과인 10억 달러의 수입증가가 대부분 상쇄되고 군사비 지출까지 쳐서·모두 연간 24억6천만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경제적 손해를 보고 있는 나라는 역시 미국.
미국은 하루 8백10만 배럴을 수입하는 세계최대 원유 수입국.
따라서 원유가 인상으로 인한 마이너스효과(4개월간 1백30억 달러의 지출증가) 외에도 중동에 파견한 군사력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연2백억 달러)까지 포함하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보고있는 셈이다.
연간 12억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일본은 배럴 당 12달러 가량 인상된 것으로 칠 경우 연1백44억 달러의 지출 증가를 겪고있다.
여기에다 중동사태에 대한 협력비용 40억 달러까지 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의 손해를 보고있다.
페르시아만 사태 당사자인 이라크는 유엔의 경제제재조치 때문에 하루 2백26만 배럴의 원유 수출길이 막혀 4개월간 81억3천6백만 달러의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게다가 군사비지출·수입금지로 인한 부가적인 마이너스효과까지 고러하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 <박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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