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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어디 쓰지 했다" CPR로 쓰러진 주민 구한 10대 자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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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하는 이혜민양. 연합뉴스

심폐소생술 하는 이혜민양. 연합뉴스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CPR)로 쓰러진 이웃 주민을 살린 10대 자매가 하트세이버 인증서를 받았다.

26일 대전서부소방서는 서대전여고 이혜민(16)양과 동생인 도마중 이영민(14)양에게 '시민 하트세이버' 인증서와 배지를 수여했다. 시민 하트세이버는 심폐소생술 또는 심장충격기 등을 활용해 심정지 환자를 살린 시민에게 주는 상이다.

자매는 지난달 11일 오전 8시 32분쯤 서구 도마동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갑자기 쓰러진 60대 이웃 주민 A씨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당시 자매는 주차장에 있던 아버지의 도움으로 A씨를 엘리베이터 밖으로 옮겼다. 처음에는 의식이 있었던 A씨가 이내 몸을 늘어뜨리며 의식을 잃자 혜민양은 맥박부터 확인했다.

A씨의 맥박이 뛰지 않자 혜민양은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A씨는 1∼2분이 지난 뒤 숨을 토해내며 의식을 찾았고, 마침 도착한 119구급대원에 인계됐다. A씨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다.

이들 자매는 한 달 전 학교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혜민양은 "학교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을 때 속으로는 '이런 걸 어디다 쓰지' 생각했었지만, 실제로 이런 상황에 닥치니 당시 사람 모형으로 실습했던 것이 생각났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도 심폐소생술을 잘 익히고 기억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동생인 영민양은 언니 옆에서 A씨 손과 팔·다리 등을 주물렀다.

영민양은 "나도 학교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는데 실제로 내가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처음엔 너무 놀라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언니가 하라는 대로만 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담겼고, 이로 인해 자매는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심정지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심폐소생술"이라며 "초기 응급처치가 필요한 위급한 현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지켜낸 자매의 용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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