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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도 아이스티 원해"…'따뜻한 성탄' 영국은 봄 ,독일은 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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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은 이례적으로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런던 시내의 모습. EPA=연합뉴스

영국 런던은 이례적으로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런던 시내의 모습. EPA=연합뉴스

25일 전국적인 눈으로 한국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은 가운데 세계 곳곳은 이상 고온으로 인해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은 같은 날 스코틀랜드 북부를 제외하고 런던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이 봄 날씨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런던과 영국 남동부의 25일 최고 기온은 섭씨 13~14도로, 2016년 15.1도를 기록한 이래 가장 온화한 크리스마스를 맞게될 전망이다.

전날인 크리스마스 이브(24일)에는 런던 남서부 히드로와 버크셔주 시펜햄 지역이 15.3도를 기록하면서 1997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더운 크리스마스 이브로 남게 됐다. 런던의 평년 12월 최고 기온은 7도 정도인데, 두 배에 육박하는 셈이다.

독일은 겨울철 흔치 않은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따뜻한 기온에 눈이 비로 바뀌어 폭우가 내리면서다. 앞서 22일에는 독일·네덜란드·벨기에에 태풍 ‘졸탄’의 영향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북동부 메인주의 케네벡 강 근처 레스토랑에서 한 직원이 폭우에 휩쓸려간 집기를 회수하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에선 겨울철에 맞지 않는 따뜻한 날씨로 스키장의 눈이 녹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경험할 가능성이 줄었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이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북동부 메인주의 케네벡 강 근처 레스토랑에서 한 직원이 폭우에 휩쓸려간 집기를 회수하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에선 겨울철에 맞지 않는 따뜻한 날씨로 스키장의 눈이 녹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경험할 가능성이 줄었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DPA통신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등 6개주에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독일 기상청은 “일부 지역은 24일부터 48~96시간 내에 ㎡당 100~150L(1000~1500mm)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더작센주의 로덴베르크시에선 강이 홍수 방지벽 위로 범람하면서 소방·구호단체 300명이 동원돼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도르트문트·보훔 등에서는 루르 계곡 인근의 철도 노선이 폭우로 인해 운영이 중단됐다. 토마스 울프 로덴베르크 시장은 “최소 25년 간 이런 홍수는 본 적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중부도 크리스마스 기간 기록적인 따뜻한 날씨로 10월 중순과 유사한 날씨를 보일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일례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는 24일 최고 기온이 화씨 55도(섭씨 12.7도)를 기록하며 1957년의 46도(섭씨 7도)의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아이오와·위스콘신·노스다코타주 등도 1940~50년대 이후 가장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WP는 “이번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가 미 중부를 지날 때는 핫초코 대신 아이스티가 필요할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처럼 북반구 주요 도시가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된 원인으로는 해수의 영향이 꼽히고 있다. 유럽은 중부 대서양 위의 따뜻한 대기가 유입된 게 영향을 미쳤고, 미국은 이상 고온 현상인 엘니뇨의 발달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WP는 북미의 이상고온을 두고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로 인해 가속화하는 태평양의 무더운 날씨 패턴이 여름에 이어 겨울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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