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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 작품 이번에도 도난…공개 1시간 만에 대놓고 뜯어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얼굴 없는 거리의 미술작가 뱅크시의 새로운 작품이 공개된 지 채 한 시간도 안 돼 도난당했다. 정상적인 절차로 경매에 오른다면 3억원 안팎에 거래될 수 있는 작품이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오후 12시 30분쯤 두 남성이 런던 남부의 한 교차로에서 뱅크시의 작품을 훔쳐 달아났다.

한 사람이 22일 영국 런던 남부 페컴에서 공구를 들고 뱅크시의 작품을 떼내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사람이 22일 영국 런던 남부 페컴에서 공구를 들고 뱅크시의 작품을 떼내고 있다. AP=연합뉴스

뱅크시는 이날 정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군용 드론으로 추정되는 비행물체 3개를 'STOP'이라는 문구가 쓰인 교통표지판 위에 그린 작품을 공개하며 자신의 작품임을 인증했다. 전쟁 도구가 된 드론과 교통표지판을 활용해 반전의 뜻을 담은 작품으로 보인다.

뱅크시가 작품을 공개한 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대낮에 절도가 이뤄진 것이다. 이 절도는 뱅크시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

절도하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AP=연합뉴스

절도하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AP=연합뉴스

절도범은 복면도 쓰지 않은 채, 주변에서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절도 행각을 벌였다. 시민들은 작품을 떼는 이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얼굴도 분명하게 확인된다. 이들이 작품을 떼 도주하자 시민들은 "오 마이 갓", "짜증 난다"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도난 직후 경찰은 도난 사실이 신고됐고 이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표지판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로운 표지판도 설치됐다.

한 사람이 22일 뱅크시의 작품이 그려진 교통표지판을 들고 도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사람이 22일 뱅크시의 작품이 그려진 교통표지판을 들고 도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뱅크시의 작품은 이전에도 수차례 도난을 당한 바 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2015년 파리 바타클랑 콘서트장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뱅크시의 그림을 훔쳐서 소지한 혐의로 30대 남성 3명이 수감됐다.

우크라이나에서도 키예프 외곽의 한 벽에서 뱅크시 벽화를 훔친 혐의로 8명이 구금됐다.

교통 표지판에 그려진 뱅크시의 작품은 지난 2017년 작품 '민간인 드론 공격'과 유사하다. 당시 작품은 드론 세 대가 어린이가 그린 집 그림을 폭격하는 듯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2017년 작품은 경매를 통해 20만5000파운드(약 3억 3800만원)에 낙찰돼 무기 거래 반대 캠페인에 기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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