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팩플] 상속세로 낸 NXC 주식, 공개매각 유찰…2대 주주 모시는 길 ‘험난’

중앙일보

입력

넥슨 판교 사옥 전경. 사진 넥슨

넥슨 판교 사옥 전경. 사진 넥슨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족이 상속세로 납부(물납)한 넥슨의 지주회사 NXC의 지분이 공개 매각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주사 지분의 3분의 1로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는 규모지만, 경영권과 의결권은 빠져있어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 국내에서는 구매 수요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슨 일이야

22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공매 포털사이트 ‘온비드’에 따르면, 지난 18~19일 진행된 넥슨의 지주사 NXC의 지분 29.3%(85만1968주)에 대한 공개매각이 유찰됐다. 조건에 맞는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서다. 최초 예정가액은 4조7149억원으로 역대 물납 국세 중 최대 수준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오는 25~26일 두 번째 입찰을 진행한 뒤, 29일 입찰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때도 입찰자가 없으면 지분 매각 방식을 수의 계약으로 바꿀 수 있다.

이날 유찰된 NXC의 지분은 김 창업자의 유가족이 지난 5월 상속세(약 6조원)로 현금 대신 납부한 것이다. NXC는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한 넥슨의 지분 46.57%(지난 5월 말 기준)를 보유한 지주회사. 그간 김 창업자의 부인인 유정현 NXC 이사와 두 자녀만 NXC의 지분을 보유해왔다.

이걸 알아야 해

게임 업계에선 NXC 지분의 공개 매각을 두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여왔다. 지분 가격 대비 매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단숨에 NXC의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지만, 경영권을 넘겨받을 수는 없기 때문. 현재 NXC의 최대 주주는 지분율 34%를 가진 유 이사. 3대 주주에 오른 두 자녀(각각 지분율 17.49%)와 가족 회사 등의 지분을 합치면 NXC의 전체 지분의 약 70%가 유가족 몫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형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업계에선 경영권이 없는 NXC의 지분 가격이 예상보다 과도하게 높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해외 큰 손 나설까

온비드 공고문에 따르면, 공개 매각 입찰 참가 자격은 ‘국유재산 입찰 참가자 준수 규칙’상 자격 제한에 해당하지 않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외국인도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는 것. 일각에서는 중국의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 등이 NXC의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PIF는 넥슨의 지분 10.23%(지난 6월 말 기준)를 보유한 4대 주주다.

국내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회사 지분 매입 자체가 인수자와 피인수자의 ‘피를 섞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게임업계 입장에선 ‘조(兆)’ 단위의 가격을 비교적 손쉽게 낼 수 있는 해외 거대 자본이 한국에 침투할 수 있는 상황을 달갑지 않아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