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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드론 격추할 때마다 26억…美 군사 대응 고민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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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0일 예멘 아만 지방에서 열린 후티 반군의 행진에서 신입 대원들이 로켓포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일 예멘 아만 지방에서 열린 후티 반군의 행진에서 신입 대원들이 로켓포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예멘의 후티 반군이 미국의 공격을 받으면 반격하겠다고 2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후티 지도자 압델-말렉 알후티는 이날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나라를 겨냥해 더욱 관여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는 우를 범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직접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군함과 미국의 이익, 미국의 항해를 우리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 목표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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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후티의 이날 발언은 최근 후티가 홍해 인근에서 선박 공격에 나선 것에 대응해, 미국이 다국적 군사행동 움직임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후티는 지난달 19일 홍해에서 운항 중이던 일본 해운사 소속 선박 ‘갤럭시 리더’ 호를 나포한 이후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후티가 장악한 예멘에서 상선 10척을 표적으로 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100회 이상 감행됐다. 이들이 내세운 명분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응징이다.

후티 막자…홍해에 항모 급파한 미국  

지난달 25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공모함을 비롯한 항모전단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공모함을 비롯한 항모전단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홍해와 아덴만의 안보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번영의 수호자 작전’의 창설을 발표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등 10개국이 참여한다.

이들은 연합해군사령부(CMF) 산하 기동부대 CTF-153의 지휘 하에 홍해 안보와 관련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CMF는 중동 지역 해상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해 만든 다국적 해군 연합체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총 39개국이 참여 중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40여개국이 참여하는 장관급 화상회의에서 관련국들의 CMF 참가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홍해 인근 해역에 항모 전단을 배치했다. 미 해군은 20일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함을 비롯한 항모전단이 예멘 인근이자 홍해 수로의 입구인 아덴만에 진입해 순찰 중이라고 밝혔다.

“美, 후티 드론 격추시 대당 26억 손해…비용걱정”

 지난 5일 예멘 알 살리프 해안에 총기로 무장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소형 보트에서 내리고 있다. 이들 뒤로는 지난달 19일 나포한 선박 '갤럭시리더호'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일 예멘 알 살리프 해안에 총기로 무장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소형 보트에서 내리고 있다. 이들 뒤로는 지난달 19일 나포한 선박 '갤럭시리더호'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미국도 고민은 있다. 후티의 공격에 대응하며 생길 막대한 비용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개당 수천 달러에 지나지 않는 후티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한발에 200만 달러(약 26억원)가 넘는 값비싼 대공 미사일을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을 두고 미군이 점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후티 측이 사용하는 단방향 자폭드론은 개당 2000~2만달러 수준이다. 이에 비해 미군이 이를 격추하기 위해 구축함에서 발사하는 대공미사일은 180만~210만달러에 달한다.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들에 대해 공격을 벌인 이래 미군이 격추한 후티반군 드론과 미사일 숫자는 약 38기다. 후티 측이 이날 경고한 것처럼 미국과 다국적군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군의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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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미국이 후티의 공격을 막기 위해 힘쓰는 건 이곳이 매우 중요한 세계 무역로이기 때문이다.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상품 무역량의 12%를 차지한다.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된 원유와 천연가스가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통로이기도 하다. 홍해발 물류 위기에 국제유가는 사흘째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38% 오른 74.22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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