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경기 선수 심정지로 쓰러져 중단...다행히 상태 호전

심정지로 쓰러진 로키어(아래). 의료진이 응급처치를 시도하고 있다. 주변 선수들은 걱정스럽게 로키어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선수가 심정지로 쓰러져 경기가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현재는 의식을 되찾았고 상태도 호전됐다.

17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턴 타운과 본머스의 2023~24시즌 EPL 17라운드 경기.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15분 루턴 타운 주장 톰 로키어가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상대 선수와 신체 충돌이 없었는데도 로키어가 쓰러지자 경기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사태의 심각함을 감지한 본머스 선수들이 황급히 경기를 중단하고 의료진 투입을 요청했다.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가를 부르며 로키어가 깨어나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로키어는 들것에 의지해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EPL 사무국은 이 경기가 의료 사고로 중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에 따르면 로키어가 쓰러진 이유는 심정지다. 루턴 타운 구단 관계자는 영국 BBC에 "로키어가 그라운드에서 심정지를 겪었으나 들것에 실려 나갈 때는 (신체적)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의료진이 확인했다"며 "로키어가 경기장 안에서 추가적인 (응급) 처치를 받았다. 양 구단 의료팀에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로키어는 의식을 되찾고,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은 "로키어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상태는 안정적"이라며 "병상에서 가족들과 함께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키어가 쓰러진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코번트리와 2022~23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도 심정지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그는 심장 수술을 받았다. 이후 그라운드에 복귀했으나 또다시 심정지를 겪은 것이다.

루턴 타운 구단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사랑하는 동료이자 친구가 그런 상황에 부닥치는 걸 본 선수들은 경기를 속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경기가 중단된 점을 사과했다. 본머스 구단은 "우리도 로키어와 그 가족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어려운 순간에도 재빨리 조처한 의료진과 성원을 보내준 장내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