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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틱톡 볼 때 돈 내야 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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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에 익숙하다. 그런데 만약 틱톡(抖音·Tik tok)을 보는 데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어떤가? 숏폼 영상을 보는 데 기꺼이 돈을 쓸 의향이 있는가.

중국의 숏폼 플랫폼 틱톡(抖音·Tik tok)이 숏폼 영상 유료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숏폼 플랫폼 틱톡(抖音·Tik tok)이 숏폼 영상 유료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사진 셔터스톡

최근 중국의 숏폼 비디오 플랫폼 틱톡은 사용자가 일부 동영상 콘텐츠를 볼 때 비용을 내야 하는 ‘숏폼 영상 유료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해당 소식은 순식간에 중국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화제의 검색어에 등극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숏폼 끊을 때가 왔다”, “스마트폰 중독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 등의 반응을 보이며 숏폼 유료화에 대한 반감을 나타냈다.

숏폼 콘텐츠 유료화에 앞서 롱폼 콘텐츠의 유료화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OTT 플랫폼 구독 안 하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보편적인 소비가 됐다. 중국에서 숏폼 플랫폼의 유료화 시도는 꽤 일찍 시작됐다. 틱톡은 2021년경부터 숏폼 웹드라마 등의 유료화 사업을 시도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크리에이터가 직접 만든 콘텐츠의 유료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숏폼 영상 가격, 크리에이터(틱톡커)가 정한다?

틱톡의 유료 콘텐츠 가격은 크리에이터가 내부 규칙에 따라 스스로 결정한다. 사진 셔터스톡

틱톡의 유료 콘텐츠 가격은 크리에이터가 내부 규칙에 따라 스스로 결정한다. 사진 셔터스톡

숏폼 영상의 유료화. 최근 중국 SNS 플랫폼 샤오훙수(小紅書), 웨이보(微博) 등의 화제 키워드다.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틱톡에서 유료로 숏폼 영상을 구매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웨이보에서는 ‘틱톡 유료 숏폼 서비스 테스트’가 2억 1000만 뷰를 기록하는 인기 검색어로 부상하기도 했다.

틱톡 측은 “틱톡을 사용하다 유료 영상을 접하게 됐을 때, 보기 싫으면 넘어가도 된다”며 “영상 콘텐츠의 유료화 여부는 크리에이터가 이 기능을 켜는지 아닌지에 따라 결정되고, 틱톡은 개입할 수 없는 부분이며 구체적인 수수료는 크리에이터가 내부 규칙에 따라 스스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틱톡의 유료 동영상 서비스 테스트는 ‘10만 팔로워 이상, 지난 90일간 규정 위반으로 계정 차단이 없는’ 일부 개인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실행하고 있다. 추후 개방 범위가 점차 넓어질 예정이다. 유료 콘텐츠의 수익 배분은 크리에이터(틱톡커)와 플랫폼(틱톡) 7:3 비율로 알려졌다.

유료 숏폼은 ‘틱톡 코인’으로 구매, 미성년자는 구매 불가능 

중국 틱톡 앱에서 게시한 '유료 콘텐츠 구매 안내'. 유료 콘텐츠는 구매 후 환불되지 않으며 구매 후 최대 5대의 장치로 로그인하여 시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진 신커두

중국 틱톡 앱에서 게시한 '유료 콘텐츠 구매 안내'. 유료 콘텐츠는 구매 후 환불되지 않으며 구매 후 최대 5대의 장치로 로그인하여 시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진 신커두

중국에서는 수많은 틱톡커들이 유료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다. 유료 콘텐츠는 화면 상단에 ‘지불하기’ 버튼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때 결제는 ‘틱톡 코인’으로 한다. 틱톡 중국앱에서는 1위안(약 183원)당 7틱톡 코인을 충전할 수 있고, 유료 콘텐츠의 가격은 1~300틱톡 코인으로 다양하다. 유료 콘텐츠 댓글창에는 “(유료화를) 이해할 수 없다”, “돈을 주고 시간을 낭비하는 건가”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틱톡의 ‘유료 콘텐츠 구매 안내’에 따르면, 유료 숏폼 영상 구매 후 불가항력 또는 정책적인 이유를 제외하고 유료 서비스 기간 내에 유료 콘텐츠를 중복 시청할 수 있다. 유료 콘텐츠는 구매 후 환불되지 않으며 구매 후 최대 5대의 장치로 로그인하여 시청할 수 있다. 또한, 틱톡은 미성년자의 유료 콘텐츠 구매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유료 콘텐츠에 ‘유료 서비스 기간’이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유료 사용자는 결제일로부터 해당 콘텐츠 혹은 시리즈 업데이트가 완료된 후 7일 이내에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플랫폼은 활동 상황에 따라 유료 서비스 기간을 단축하거나 연장할 수 있다. 이는 곧 유료 콘텐츠를 영구 시청할 권리가 없다는 의미다. 이에 사용자들의 원성은 커지고 있지만, 자본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유료 서비스 소식이 전해지고 난 후인 지난달 17일, 틱톡 개념주 여러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숏폼의 유료화, 그래서 가능한가요?

앞서 언급했듯, 틱톡의 숏폼 영상 유료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틱톡은 스마트폰 세로 화면에 맞춰 촬영한 ‘숏폼 웹드라마’의 유료화 테스트를 실행했다. 사용자는 드라마를 회차 별로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회당 최소 1위안(약 183원)이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당시 유료 숏폼 드라마 ‘차오지바오안(超級保安)’의 좋아요 수는 무료 회차가 평균 3만 개를 기록했으나, 유료 회차는 평균 2500개에 그쳤다. 즉 기존 무료 시청자의 8% 정도만 유료 시청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 웹드라마 ‘온언여고부류년(溫言如故錯賦流年)’의 한 장면. 사진 비리비리

틱톡 웹드라마 ‘온언여고부류년(溫言如故錯賦流年)’의 한 장면. 사진 비리비리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웹드라마의 유료화 모델은 점차 사용자들에게 익숙해졌다. 틱톡의 웹드라마 유료화 모델은 두 가지다. 연간 365위안(약 6만 6853원)을 내고 플랫폼 내의 웹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구독 방식'과 ‘회당 결제 방식’이다. 최근 틱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웹드라마 ‘온언여고부류년(溫言如故錯賦流年)’의 경우 1~11회는 무료 공개하고, 12~99회는 회당 200 틱톡 코인을 지불해야 시청할 수 있다. 해당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데 최소 129.8위안(약 2만 3774원)이 든다.

중국 매체 타이메이티(鈦媒體·TMT POST)에 따르면, 올해 중국 웹드라마 시장은 200억 위안(3조 6456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중국 박스오피스 수익의 66%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6월 기준, 중국 소비자 전체가 숏폼 드라마에 하루 평균 4000만 위안(약 73억 3120만 원)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에서 유료 웹드라마 서비스가 자리 잡았다고 모든 숏폼 영상에 기꺼이 돈을 쓰고자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커지싱치우(科技猩毬)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숏폼 영상에 돈을 쓰기 ‘꺼린다’고 답한 응답자는 97%에 달했고, ‘돈 쓸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3%에 불과했다.

롱폼 비디오의 유료화 사례를 참고해보자. 중국에서는 무려 2010년경부터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이 유료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2015년이 되어서야 회원제가 정착되었다. 유료화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동영상 소비 습관을 바꿔야 하는데, 이 단계가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숏폼 동영상의 유료화는 이제 막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만큼, ‘소비 트렌드’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예정이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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