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낙연 “흥정대상 아니다” 창당 공식화…민주당 분화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3일 부산시당 현장 최고위원회의 도중 전세사기 피해자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3일 부산시당 현장 최고위원회의 도중 전세사기 피해자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뉴시스]

13일 SBS에 출연해 신당 창당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원내 제1당’이라고 내년 4·10 총선의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민주당이 쇄신하게 된다면 신당 창당을 접을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엔 “민주당은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변해야 한다. 나하고 흥정할 대상이 아니다”고 답했다. 민주당 쇄신과 신당 창당이 무관하다는 뜻이다. 현재 창당 진행 단계에 대해선 “아주 실무 작업의 초기 단계”라고 했다.

민주당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당 대표를 지낸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공식화’로 총선을 4개월 앞둔 정치권은 ‘시계 제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양당 카르텔이 깨지고 캐스팅보트 정당이 탄생할지가 22대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관련기사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2016년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결별이 민주당 분당으로 이어졌다”며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선언도 당시 분당에 가까운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심은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인물들에게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사람의 거취라는 건 남이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면서 “함께할 의지와 비전을 가지신 분이라면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이낙연

‘이낙연 신당’의 연대 대상으로는 금태섭 전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 선택’,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이끄는 ‘한국의희망’ 등이 우선 거론된다. 이 전 대표는 제3지대로 꼽히는 두 신당 추진 세력과의 연대에 대해 “그렇게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신 이 전 대표는 ‘낙준연대’라고 불리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는 “아직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선 “현직 대통령과 맞서서 할 말을 다 한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22대 총선 전망에 대해선 “제3의 신당이 얼마나 약진할 것이냐가 제일 큰 변수일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과반수 확보를 목표로 할 텐데 과반 경쟁이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신당이 얻을 의석수에 관해 “욕심대로라면 제1당이 돼야 한다. 그래서 지금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최고, 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신년 초로 창당 일정을 공식화하자 민주당에선 곧바로 반발이 나왔다. 강성 친명계인 김용민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개인의 욕심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주요 정치인에서 정치꾼으로 전락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던 이병훈 의원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회견을 열고 “(이낙연 신당은) 제1 야당인 민주당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저는 신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당에선 ‘이낙연 신당’의 파괴력은 이재명 대표에게 달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비명계 학살에 나설 경우 사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반윤 혹은 반명의 구호만으로는 파괴력이 약할 것”이라며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면서 이낙연 신당의 정체성을 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