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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풍’ 부는 고용시장에 경고등…실업자 32개월 만에 늘어

중앙일보

입력

고용률이 또다시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이 순탄해 보이지만, 이 같은 흐름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2년 넘게 줄어들던 실업자 수가 증가세로 전환했고,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다소 축소되면서다.

취업자 증가 폭 20만명대로 둔화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69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만7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33개월 연속으로 늘고 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1%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하면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증가세라고는 하지만, 증가 폭은 줄었다. 10월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34만6000명이었다. 9월(30만9000명)에 이어 30만명대 증가 폭을 유지했지만, 지난달 들어 20만명대로 떨어졌다. 지난 8월(26만8000명)을 기록한 이후 3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꾸준히 호황을 보이던 고용시장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32개월 만에 실업자 수 늘어

지난달 실업자 수는 67만7000명을 기록하면서 1년 전보다 1만1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2.3%로 1년 전과 동일했지만, 실업자 수가 늘어난 건 2021년 3월 이후 32개월 만이다. 취업자 수 증가세 둔화와 실업자 수 증가가 함께 나타나면서 고용 한파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줄어들면서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했다. 지난 8월까지 10만명 이상 증가하던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지난달 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상 회복 이후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취업자가 늘어왔는데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끝나면서 쪼그라들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1만1000명 줄면서 11개월 연속으로 감소하는 등 여전히 증가세로 전환하지 못 하고 있다.

서비스업 고용에도 고금리 영향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내수가 부진한 것도 음식점 등의 고용이 증가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지난 10월 전월보다 0.8% 줄었다. 음식료품을 비롯한 비내구재 판매가 3.1% 감소하는 등 민간소비가 둔화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는데 내수 둔화가 올해 중순 본격화하면서 점차 서비스업 고용이 줄어드는 영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3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23 마포구 노인 일자리 박람회'가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23 마포구 노인 일자리 박람회'가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취업자 29만1000명이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6만7000명 줄어 13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남성 취업자 수는 1만8000명 늘었는데 여성은 그 14.4배인 26만명이 증가했다. 청년과 남성의 고용 부진을 고령층과 여성이 상쇄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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