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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노조 결성 방해"…美자동차 노조, 부당노동 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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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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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자동차노조(UAW)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해외 자동차 업체들이 부당 노동 행위를 저질렀다며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신고했다. 미국 내 무노조 자동차 제조 사업장을 상대로 한 UAW의 노조 결성 캠페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UAW는 인디애나주 그린스버그의 혼다 공장과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 테네시주에 있는 폭스바겐의 채터누가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UAW 노조 조직화 움직임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관련 서류를 NLRB에 제출했다.

UAW는 현대차의 경우에는 비근무 시간에 근무지역 밖에서 친노조 자료를 금지하거나 압수·폐기하는 행위가 있었고, 혼다는 근로자 감시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폭스바겐에서는 노조에 대해 이야기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위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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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를 UAW의 본격적인 노조 조직 움직임이라고 본다. 앞서 UAW는 미국에 생산 공장을 둔 무노조 완성차 업체 13곳을 대상으로 노조 결성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UAW가 지목한 제조사 13곳은 토요타, 혼다, 현대차, 테슬라, 닛산, BMW, 메르세데스-벤츠, 스바루, 폭스바겐, 마쓰다, 리비안, 루시드, 볼보 등이다.

UAW는 현대차와 토요타 등 외국계 자동차 공장 수십 곳이 있는 남부 지역과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테슬라를 주요 포섭 대상으로 정했다고 한다. 특히 현대차에 대해서는 최근 3년 새 이익이 75%나 증가했고, 차 가격은 32%나 인상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대차 미국 공장 근로자들에게 UAW 가입을 촉구했다.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토요타 공장이 위치한 켄터키주 조지타운에서 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UAW는 현재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 ‘빅3’에 조합원 14만5000명을 두고 있다. 다른 업계까지 포함한 전체 조합원은 약 40만 명이다. 업계에선 UAW가 미국 역사상 최초로 빅3를 상대로 46일간 벌인 동시 파업에서 대승을 거둔 뒤 세를 넓히기 위해 대대적인 노조 결성 캠페인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2028년 임금협상 테이블이 열릴 땐 빅3가 아니라 ‘빅5’ ‘빅6’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바이든 대통령. 연합뉴스

조바이든 대통령. 연합뉴스

그러나 UAW의 노조 설립 캠페인에 근로자들이 호응할 경우, 현대차 같은 외국계 기업들로서는 미국 정치권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심 잡기에 혈안이 된 거대 양당에게 UAW의 지지 여부는 큰 변수인 탓이다. UAW는 다수의 조합원을 거느리고 미국 경제에 막대한 파급력을 미쳐 표심을 좌우하는 주요 이익 집단으로 꼽힌다. 심지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 미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파업 현장을 찾는 등 노조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현대차는 지난달 앨라배마 공장 등 생산직 임금을 내년부터 4년간 25% 올리기로 결정하는 등 UAW의 노조 확대 전략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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