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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 넘어 세계로, 中 ‘해외진출 4대장’의 무서운 굴기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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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진출 4대장(出海四小龍: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틱톡, 테무)’이 무서운 기세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이 네 개 플랫폼은 저렴한 가격과 신속한 물류 서비스를 토대로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업계 전문가는 현지의 막강한 제조업 기반으로 생산되는 극가성비 제품이 중국 해외진출 4대장의 저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1.TEMU

사진 진룽후왕

사진 진룽후왕

테무(TEMU)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拼多多) 산하 앱이다. 올해 초, 미국 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았으며, 2023년 한 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테무는 2023년 3분기 매출 50억 달러(약 6조 5610억 원)를 돌파했다.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성수기 주문이 폭증하면서 테무의 GMV(총 상품판매액)는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국제금융공사(中金公司, CICC)는 테무가 2023년 연간 GMV 180억 달러(약 23조 6304억 원)를 달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2022년) 9월 미국에 진출한 후, 테무는 이른바 ‘광풍 행보’를 보였다. 1년여의 세월이 지난 지금, 테무는 글로벌 40여 개 국가 및 지역에 총 1억 2000만 명의 이용자를 포섭했다. 하루 평균 160만 개의 택배를 발송하며, 그중 대부분이 미국으로 향한다.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의 활약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7월 테무는 한국과 일본 양국 시장에도 각각 진출했다. 한국판 앱의 경우, 대대적인 할인과 무료 배송 이벤트로 시선을 사로잡아 쇼핑 부문 인기 앱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테무는 오는 2024년 GMV 300억 달러(약 39조 원)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세계 유수의 선박회사와 제휴를 맺어 해상 운송을 통한 물류비용 절감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마케팅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테무의 클릭 과금형(PPC: pay-per-click) 광고 비용은 약 2억 4000만 달러(약 3150억 원)로, 월마트를 제치고 전체 2위에 올랐다.

2.SHEIN

사진 바이두 백과

사진 바이두 백과

쉬인(SHEIN)은 ‘4대장’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주인공이다. 글로벌 패스트패션 업체로서, 현재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2023년 쉬인은 25억 달러(약 3조 2800억 원)의 이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며, 이는 1년 전보다 150%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쉬인은 진정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제3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인수했다. 지난 8월, 패스트 패션 브랜드 포에버21(Forever 21)의 모회사 SPARC그룹을 성공적으로 인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10월 말에는 영국 패션유통그룹 프레이저(Frasers Group) 산하 패스트패션 브랜드 미스가이디드(Missguided)를 인수했다. 가장 최근에는 영국 패션브랜드 턉샵(Topshop)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처럼 쉬인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패션업계의 큰손으로 거듭나고 있다.

3.TIKTOK  

사진 소후

사진 소후

글로벌 숏폼 열풍의 주역 틱톡(TIKTOK)에 쇼핑 기능을 더한 틱톡 샵(TikTok Shop)이 미국과 영국,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세를 확장하고 있다. 틱톡 콘텐츠에서 태그를 클릭하면 곧장 관련 제품의 구매 페이지로 이어지는 형태로, 틱톡 플랫폼을 통한 고객 유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SNS를 통한 전자상거래 업무를 금지했다. 이에 틱톡샵은 인도네시아에서 운영을 잠시 중단해야 했고, 10월 구매자 방문량이 62.5% 폭락하는 등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 이때 틱톡은 시선을 미국 시장으로 돌려 공력을 집중했다. 2023년 9월, 틱톡은 미국에 틱톡샵을 론칭한 후, 틱톡 홈 화면에 전용 상점 탭 노출, 라이브 커머스 쇼핑, 쇼핑 및 광고 크리에이터 제휴 프로그램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국내외 보도에 따르면, 앞서 틱톡은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Shopify)와 손잡고 쇼핑 기능을 개발해왔다. 그밖에 클라우드 컴퓨터 서비스 제공업체 세일즈포스(Salesforce) 등 미국 현지 기업과 협력을 통해 결제와 배송 등 서비스 기능을 최적화했다고 알려졌다.

4.AliExpress

사진 콰징뎬상왕

사진 콰징뎬상왕

알리바바 산하 알리익스프레스(速賣通, AliExpress)의 경우, 한국 시장을 중점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2023년 3월 빠른 배송 서비스 ‘초이스’를 국내에 선보이며 해외 직구의 단점을 보완했다. 이후 광고모델로 마동석 배우를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0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에서 지마켓(Gmarket)을 제치고 3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자리에 올랐다. (1위 쿠팡, 2위 11번가)

특히 지난 솽스이(雙11, 광군절)에는 주요 포털사이트 배너와 텔레비전 광고, 지하철 스크린 도어 광고판, 인플루언서 공동구매 등을 통해 알리익스프레스의 ‘광군절 페스티벌’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짝퉁 이미지 개선을 위한 위조 감별 시스템을 도입하고, 내년 한국 물류 센터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적인 가성비 열풍이 중국업체 해외진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상증권(浙商証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부터 미국 및 유럽 지역의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산업망의 저렴한 제품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한, 떨어질 줄 모르던 해운 운임이 서서히 안정을 찾으면서 해외 운송 비용이 절감됨에 따라,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저가 전략이 언제까지 통할 수 있을 것인가는 이들 업체 모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낮은 가격은 품질 저하와 플랫폼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이들 중국 플랫폼에서 판매된 제품은 저품질과 허위광고 등의 문제로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중국 해외진출 4대장의 확장세만큼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 앱 보안 이슈와 품질 문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가성비의 시대, 본토를 넘어 해외 시장 접수에 나선 중국 플랫폼 4대장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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