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상민과 회동 “소명감 갖고 한국정치 바로잡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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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1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무소속 이상민 의원과 대화를 나눈 후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신당 창당 뜻을 표출하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민주당을 탈당한 5선의 이상민 의원을 만나 “소명감을 갖고 힘들지만 한국 정치를 바로잡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이 전 대표 측 요청으로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40분가량 이뤄졌다.

이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치의 일그러진 상황에 대해 걱정과 우려 등을 말했다”며 “이 전 대표는 훌륭한 분들을 모아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구체적 신당 창당 논의는 없었다고 덧붙인 이 의원은 이 전 대표에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만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것도 있지만 같은 게 있다면 힘을 모아야 되지 않겠냐”며 “이준석 전 대표도 국민의힘의 정치 퇴행에 반발하며 바로 세우겠다는 뜻을 갖고 있으니 제가 (같이) 하시란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듣고만 있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도 지난주까지 몇 차례 만났다고 한다. 이 전 대표가 현역 의원을 잇따라 접촉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을 목표로 창당 행보를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양 대표 역시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준석·이낙연·이용섭·금태섭 등 인사들과 경제 벨트를 만들자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상민 의원과도 지역구 출마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전 대표의 행보에 친명계에선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친명계 3선 중진인 김민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전형적인 ‘사쿠라(변절자)’ 노선”이라며 “이재명 대표하고 경선을 해서 진 분 아닌가. 사실상의 경선 불복”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 간 연대설, 이른바 ‘낙준연대’에 대해선 “낙준 연대가 아니라 낙석 연대”라고 평가절하했다. 친명계 지도부인 장경태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에서 “낙석연대, 낙석주의다. 조심해야 한다”고 견제했다.

한편 친명계를 자처하는 민주당 원외인사 18명으로 구성된 ‘퇴진과 혁신’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공동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대표 변호인을 맡은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과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민병선 전 선대위 대변인 등 이 대표 최측근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 중 상당수는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윤영찬 의원 등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친명 원외 도전자와 비명 의원들 간 경쟁 구도가 선명해지고 있다.

위문희·성지원·김정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