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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미트’로 주목받던 대체육…“첨가제 범벅 가짜고기” 비판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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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 뉴욕의 한 마트에서 파는 비욘드미트의 대체육 패티와 소시지.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한 마트에서 파는 비욘드미트의 대체육 패티와 소시지. [AP=연합뉴스]

기후 위기와 식량 부족을 극복할 ‘클린 미트’로 주목받던 대체육이 탄소 배출량 감축이 확인되지 않는 식품계의 ‘그린 워싱(Green Washing, 위장 환경주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국가에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기존 농업 시스템을 망친다며 규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대체육은 콩·채소 등 식물을 가공해 고기 맛을 내는 ‘가짜 패티’와, 동물에서 세포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키우는 ‘재배육’으로 나뉜다. 이중 재배육은 동물 세포를 배양액 속에서 키운 뒤 콩 등 식물성 단백질을 첨가하고 조미 등 가공을 거쳐 3D 프린팅으로 고기와 같은 모양과 질감을 구현한다.

이탈리아 하원은 지난달 17일 재배육의 생산·판매·수출입을 금지하는 ‘대체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대체육 개발을 기후 위기의 대안이자 신성장 산업으로 보고 수년간 예산을 지원한 영국·스페인·네덜란드 등과 상반된 입장이다.

앞서 미국은 싱가포르(2020년)에 이어 지난 6월 재배육의 상업적 판매를 승인했다. 그런데 지난달 뎁 피셔 미 상원의원(공화당·네브래스카)은 재배육의 포장에 ‘모방’이라는 단어를 표시하라는 내용의 ‘진짜 고기법’을 발의했다.

대체육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식단으로 전환하자는 취지로 개발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 농가는 매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8%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대체육 전환을 주장하는 환경단체 리프프로젝트는 “육식 위주 식단의 1인당 하루 온실가스 배출량은 10.47㎏으로, 채식(2.47㎏)의 세 배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FAO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고서에서 “대체육이 육류보다 건강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 유명인의 투자가 이어지며 대체육 산업은 급속히 성장했다.

그러나 대체육 시장은 최근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호주 매체 더컨버세이션은 “고기 없이 고기의 맛과 식감·모양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첨가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화학적으로 정제된 코코넛 오일과 팜유를 다량 투입해 고기의 부드러운 맛을, 화학첨가제인 메틸셀룰로스로 고기 특유의 씹는 느낌을, 유전자조작 콩에서 추출한 효모 추출물인 레그헤모글로빈으로 육즙까지 만들어낸다.

미국 버클리대 대체육연구소는 BBC에 “축산업에서 얻는 일반 고기와 같은 양의 재배육을 실험실에서 배양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면서 “재배육이 일반 고기보다 이산화탄소를 4~25배 더 배출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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