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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통제에서 무기·기술 수출까지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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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호 23면

팔레스타인 실험실

팔레스타인 실험실

팔레스타인 실험실
앤터니 로엔스틴 지음
유강은 옮김
소소의책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군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종교·민족 갈등을 넘어 국제 정치가 복잡하게 얽힌 것이어서, 여러 사정을 따져볼수록 한쪽 편을 들기 쉽지 않은 주제다.

저자는 호주의 탐사 저널리스트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수십 년간 취재해 왔다. 무엇보다 나치 독일을 탈출해 호주에 정착한 유대인의 후손이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비판적으로 추적해 온 이력을 가졌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특정 지역에 몰아넣고 감시·통제하며, 저항세력을 추적·소탕하는 과정에서 최신 무기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실험’할 수 있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며, 그대로 이 책의 제목이 됐다. 거대한 ‘실험실’에서 무기는 물론이고, 휴대전화의 감청이나 SNS 통제에 이르기까지 첨단 기술과 전략을 익혔고, 이 경험을 동맹국뿐 아니라 독재국가에도 팔아넘기며 방위산업을 키웠다는 것이다. 저자의 독특한 시각 덕에 올해 5월 미국 등에서 출간된 후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번 주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침수시키는 작전을 구상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 이것이 또 하나의 ‘비극적 실험’이 되지 않을지 우려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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