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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0명이었다…'빅5' 소청과·산부인과 전공의 지원 미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빅5 병원’의 내년 전공의 모집 결과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정원을 못 채운 필수과들이 속출했다. 정부가 필수과 대상 수가 인상 등의 유인책을 내놨지만 기피 현상은 여전했다. 수도권과의 비율 조정으로 정원이 증가한 지방에서도 필수과 미달 사태를 면치 못했다.

6일 오후 마감된 2024학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삼성서울ㆍ서울아산ㆍ세브란스ㆍ서울대ㆍ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에서 필수 의료 과목들이 대부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공의는 의사 면허 취득 후 대학병원 등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기 위해 수련 받는 레지던트를 뜻한다. 특정 과 전공의가 적으면 그만큼 그 과의 전문의 숫자도 적어진다.

최근 대표적 기피 진료과인 소아청소년과의 전공의 정원을 채운 곳은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했다. 삼성서울병원은 9명 모집에 7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0.8 대 1에 그쳤다. 서울대병원은 0.9 대 1, 서울성모병원은 0.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이 10명인데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의료진들이 걸어가고 있다. 뉴스1

의료진들이 걸어가고 있다. 뉴스1

산부인과의 경우 아산은 9명 모집에 4명 지원했고 세브란스는 10명 정원에 지원자가 전무했다. 서울성모병원도 지원자가 7명으로 정원(14명)을 채우지 못했다. 삼성은 6명 모집에 9명이, 서울대는 12명 모집에 13명 지원해 두 곳만 지원자가 정원을 넘겼다.

이밖에 심장혈관흉부외과와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등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거나 지원자가 없었다.

심장혈과흉부외과는 서울아산이 총 5명을 모집해 6명을 가까스로 채웠다. 나머지 네 곳 병원은 모두 미달이다. 서울대는 4명 정원에 1명만 지원했다. 서울성모 병원의 심장혈관흉부외과 지원자는 0명이었다.

응급의학과는 삼성서울과 세브란스만 정원을 채웠다. 아산은 6명 정원에 3명이 지원했고 서울대가 8명 정원에 6명, 서울성모가 11명 모집에 10명 지원으로 마감했다.

가정의학과 정원을 다 채운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서울아산은 5명 정원에 1명이 지원했고 서울성모는 10명 정원 중 6명 지원에 그쳤다.

정부가 올해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응급의료 기본계획 등 관련 과들의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전공의 수급 상황을 개선하는 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올해와 지난해 전공의 지원율 현황. 자료 각 병원 취합

올해와 지난해 전공의 지원율 현황. 자료 각 병원 취합

지방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 등 대구 지역 병원에서도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등에서 지원자 미달이 속출했다. 부산대병원도 소아청소년과와 외과, 내과, 산부인과 모두 전공의 정원을 못 채웠다.

정부가 지방 의료진을 늘리겠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5.5대 4.5로 조정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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