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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법카' 압색 세탁소 주인 한때 실종…익산에서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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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은 세탁소 주인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5일 접수돼 경찰이 수색을 벌였으나 단순 해프닝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8분쯤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60대 남성 A씨가 실종됐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가족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은 세탁소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A씨의 행방을 수소문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오후 수원역에서 기차를 타고 전북 익산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 50분쯤 익산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A씨를 발견했다. 건강 등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운영하는 세탁소는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으로 전날 압수수색을 받은 곳 중 한 곳이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김동희)는 지난 4일 수원 경기도청 비서실·총무과, 경기도의회 등과 법인카드 사용 가맹점도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할 당시 이용했던 과일가게와 식당 등 10여곳이 포함됐다. 경기도청 구(舊)청사 인근에 있는 A씨의 세탁소도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가맹점 중 하나였다고 한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재명 대표가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법인카드 사용 내용과 각종 결재 서류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련 조사를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긴 했지만, A씨는 현재 조사 대상도 아니고 소환 통보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2월 불거졌다. 공익제보자였던 조명현씨는 5급 별정직 배모씨 지시에 따라 밥·샌드위치·샴푸 등을 사서 이 대표 부부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당시 정황이 담긴 배씨와 통화녹음을 공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지난 10월 23일 오전 참고인 조사를 위해 경기 수원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지난 10월 23일 오전 참고인 조사를 위해 경기 수원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9월 배씨만 불구속기소했다. 배씨는 2021년 8월 이 대표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서울의 한 식당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로 민주당 인사 3명에게 7만8000원 어치 음식을 대접하고, 이를 부인한 혐의(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등)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2부는 지난 8월 배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조명현 씨는 지난 8월 20일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유용의 주범은 이재명’이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이후 권익위는 신고 내용을 검찰에 넘겼다. 조씨는 지난 10월 23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1년 반 넘게 검찰에서 수사했지만, 이 대표를 조사하지 않아 권익위에 따로 고발했다”며 “내가 수행하며 위법한 행위를 했다면 그 책임까지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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