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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도 비건·업사이클링이 대세”…K패션의 재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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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양윤아, 박정실, 정관영(왼쪽부터 순서대로)

양윤아, 박정실, 정관영(왼쪽부터 순서대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식품과 화장품에 이어 의류에도 ‘비건’(채식주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지난 10월 비건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의류·잡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일찌감치 친환경 패션을 시도한 ‘K-디자이너’들도 주목받는다.

한국패션산업협회는 ‘K-패션 오디션’을 통해 친환경 가치와 윤리 소비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디자이너들을 발굴·육성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K-패션 오디션은 올해 41회를 맞는 국내 유망 패션 디자이너 콘테스트로, 매년 우수 디자인을 선보인 인물을 선발해 시상한다.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가 판매하는 친환경 제품으로, 상의는 식물성 폴리에스터로 생분해성을 높였고 하의는 한지 가죽으로 만들었다. [사진 한국패션산업협회]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가 판매하는 친환경 제품으로, 상의는 식물성 폴리에스터로 생분해성을 높였고 하의는 한지 가죽으로 만들었다. [사진 한국패션산업협회]

양윤아 비건타이거 대표는 비건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2015년부터 비건 패션에 뛰어들었다. 윤리적인 브랜드라는 딱딱하고 엄숙한 이미지 대신 화려한 패턴으로 승부했다. 양 대표는 “패션에서 발생하는 동물 학대를 줄이는 것이 목표인 만큼 그것들을 대체하는 아이템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유기농 면화와 같은 100% 식물성 소재나 인조모피·선인장 등의 동물 가죽 대체 소재를 이용해 브랜드 가치와 스토리를 녹여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K-패션 오디션에서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패션 브랜드 오버랩이 업사이클링을 통해 만든 가방. [사진 한국패션산업협회]

패션 브랜드 오버랩이 업사이클링을 통해 만든 가방. [사진 한국패션산업협회]

박정실 오버랩 대표는 국내 최초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의 디자이너 출신이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제품의 재활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더해 다시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오버랩은 버려지는 패러글라이딩 원단과 천막, 요트 다이빙 수트 등을 수거해 가방을 만든다. 패러글라이딩 원단 한 개로 평균 160개의 가방을 만들 수 있다. 박 대표는 “친환경에 관심이 없던 소비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격을 저렴하게, 디자인도 어렵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카네이테이가 버려진 텐트를 업사이클링 해 만든 지갑. [사진 한국패션산업협회]

패션 브랜드 카네이테이가 버려진 텐트를 업사이클링 해 만든 지갑. [사진 한국패션산업협회]

정관영 대표가 이끄는 카네이테이 역시 2015년 론칭한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독특한 소재를 찾던 중 발견한 게 미군 텐트였다. 텐트는 투습·방수 등 기능성이 내재돼 있어 지갑을 만들 때 별도의 기능성 부여나 화학물질 사용이 불필요해 친환경적인 공정이 가능했다. 이 회사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대표는 “억지스럽게 소비자들에게 가치 소비를 강요하기보다는 일반 상품과 비교했을 때 사고 싶을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21년 K-패션오디션에서 은상을 받았다.

올해 K-패션오디션 수상자 등을 뽑는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2023 대한민국 패션대상’은 오는 6일 열린다. 수상 브랜드들은 컨설팅과 홍보 마케팅, 시제품·콘텐트 제작, 해외 쇼룸 입점비 등 맞춤형 지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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