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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하루 90만 배럴 감산 합의, 유가 되레 하락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67호 02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우여곡절 끝에 내년 하루 약 90만 배럴의 추가 감산에 합의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OPEC 사무국은 “석유 시장의 안정과 균형을 지원하기 위해 OPEC+ 국가들이 하루 약 220만 배럴을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한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100만 배럴)와 러시아(30만 배럴)의 기존 감산 계획이 이번 감산안에 포함됐다. 따라서 실질적 추가 감산량은 하루 약 90만 배럴에 그쳤다. 감산은 내년 1월부터 3월 말까지이며, 이후 감산량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정상화할 계획이다.

OPEC+가 감산안 합의엔 성공했지만, 규모는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산 방식도 OPEC+가 공식적으로 정하지 않고, 개별 국가가 자발적으로 감산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만큼 구속력이 떨어져 감산 효과가 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 산유국의 생산량을 고려하면 감산안을 계획대로 이행해도 실제 감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이라크는 분쟁으로 이미 생산량이 감소했고, 러시아의 감산 계획은 원유가 아닌 석유 제품이 대상”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는 하루 20만 배럴 생산 목표 상향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는 ‘감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제유가는 감산 발표 이후 오히려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4% 하락한 배럴당 75.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전날 대비 2.4% 내린 80.86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OPEC+가 감산을 놓고 일부 균열을 노출한 만큼 향후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원유 공급 상황이 충분히 긴축적일 수 있다며, 감산안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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