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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짧은 평화 깨졌다…이스라엘 "하마스가 위반" 전쟁 재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스라엘이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을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합의로 휴전을 한 지 7일 만이자, 전쟁 발발 55일 만이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공격을 재개하며 가자지구 남부 라파가 공격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공격을 재개하며 가자지구 남부 라파가 공격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투를 재개한다고 선언하면서 "하마스가 (일시) 휴전 협정을 위반하고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부 뿐 아니라 남부 칸 유니스도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칸 유니스는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아 신와르의 근거지로 휴전이 끝나면 이스라엘이 집중 공격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하마스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 재개로 지금까지 최소 3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공격 재개는 휴전 기한인 이날 오전 7시 직후 이뤄졌다. 이스라엘 언론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큰 폭발음과 총성이 들리고 있으며, 칸 유니스의 동쪽 소도시 아바산 등도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칸 유니스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하는 전단지를 뿌리고 있다고 전해졌다.

1일 이스라엘이 공격 중인 칸 유니스에서 대피하는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1일 이스라엘이 공격 중인 칸 유니스에서 대피하는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합의대로 추가 인질을 석방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도 발사했다"고 비판했다. 또 "인질 석방과 하마스 제거 등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전념하겠다"고 했다. 전날에도 그는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며 하마스 소탕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24일 오전 7시부터 나흘 간의 휴전에 합의했고, 이후 두 차례 연장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을 하루 10명 이상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그 3배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조건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개전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풀려난 인질은 100여 명이며, 아직 가자지구엔 140명 정도의 인질이 남아있다.

앞서 양측이 세번 째로 휴전 하루 연장에 합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으나 이날 오전 6시쯤 가자지구 접경 인근 이스라엘 지역에 로켓 경보 사이렌이 울리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로켓이 발사됐으며 이 로켓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전날 예루살렘 버스정류장에선 출근 시간인 오전 7시 40분쯤 하마스 대원 2명이 민간인들에 총격을 가해 최소 4명이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총격범 2명은 모두 현장에서 사살됐으며, 하마스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했다. 때문에 이 총격 사건이 추가 휴전 합의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단 관측이 나왔다.

다만, AFP통신·CNN 등은 카타르·이집트 등 중재국들이 이스라엘·하마스 양측과 접촉해 휴전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1일 이스라엘 공습 재개로 파괴된 칸 유니스의 건물들. 로이터=연합뉴스

1일 이스라엘 공습 재개로 파괴된 칸 유니스의 건물들. 로이터=연합뉴스

전날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북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손실과 난민 발생 상황이 남부에서 반복돼선 안 된다고 (이스라엘 측에)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가자지구 남부에서 군사 작전을 벌이기 전에 민간인 피해 예방을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은 개전 후 주로 가자지구 북부 지역을 집중 공격해왔다. 그러나 휴전 종료 후 하마스 지도자들이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자지구 남부를 본격 공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이 가자 북부에서 했던 방식대로 남부에서 작전을 할 순 없다"고 경고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를 공격할 경우 피란민 100여만 명이 이집트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필립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집행위원장은 전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휴전 종료 뒤 가자지구 남부를 공격했을 때 결과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개전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북부를 겨냥해 이뤄지면서 남부의 유엔 관련 시설에만 피란민 90만 명이 몰려 있는 상황이다. 가자 남부에는 현재 거주민과 피란민을 합해 약 220만 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월스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이 끝나면 해외에 있는 하마스 지도자들을 제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첩보기관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명령에 따라 레바논·튀르키예·카타르에 있는 하마스 지도자들을 추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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