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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10년 내 10배’ 성장…中 따라오지 못하게 격차 벌려야” [중앙포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은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따라잡기 힘든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조재필 UNIST 교수 ‘K배터리 적자생존 전략’ 발표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는 29일 서울 중국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K-배터리 산업의 적자생존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기술 우위’를 거듭 강조했다.

조 교수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고성장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내다봤다. 2차전지는 전기차뿐 아니라 로봇·드론·선박·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두루 쓰이는 만큼 관련 시장이 10년 내 10배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 교수는 “2030년 글로벌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규모는 3700억 달러(약 477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며 “배터리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가 배터리 부문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가 배터리 부문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문제는 ‘가성비’가 좋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K-배터리 3사의 비(非)중국 시장 점유율은 현재 약 48%지만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조 교수는 LFP 시장이 무한정 성장하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LFP 점유율이 점차 커질 것으로는 보이지만, 그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 주행거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서다. 조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삼원계 위주로 배터리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지만, 앞으로는 아직 전기차 침투율이 낮은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에서 조 교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를 쓰는 삼원계에서 강점을 가진 K-배터리 3사가 중장기적으로 그 세(勢)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원계에서 경쟁력을 유지·확대하는 일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그는 “배터리의 품질, 성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은 K-배터리 3사를 따라오지 못한다”며 이런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나아가 더 벌리는 일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가 배터리 부문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가 배터리 부문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조 교수는 “그래서 ‘하이니켈(니켈 비중 80~90%)’ 배터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원계 배터리에서는 니켈 함량을 높일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등 성능이 좋아진다. 그는 “니켈 비중이 95% 이상인 울트라 하이니켈 등을 개발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아직 따라잡기 힘든 ‘단결정 양극 소재’ ‘실리콘 음극재’ 관련 기술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두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무엇보다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국내 업체들의 원자재 대(對)중 의존도가 매우 높아 중국 없이는 주요 산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완전한 탈(脫)중국은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한의 방어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를 받기 위해서라도 ‘공급망 다변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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