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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모바일 강자 엔씨소프트, 콘솔 제왕 소니 손 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왼쪽)와 짐 라이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왼쪽)와 짐 라이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엔씨소프트

플레이스테이션(PS)5에서 리니지를 볼 수 있을까. 모바일 MMORGP(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최강자 엔씨소프트와 콘솔 최강자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손을 잡았다.

무슨 일이야

엔씨소프트와 SIE는 글로벌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번 글로벌 파트너십은 두 회사가 가진 핵심 경쟁력과 기술력, 전문성을 결합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시작”이라며 “장르·지역을 뛰어넘어 많은 이용자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엔씨소프트는 그간 ‘국내용’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리니지M·2M·W)로 MMORPG 최강자 자리에 올랐지만, 국내 한정이었다. 해외에선 대만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엔씨소프트의 해외매출 비중은 34.6%(아시아, 북미·유럽, 로열티 매출 합계)다. 경쟁사인 넥슨(37%), 넷마블(83%), 크래프톤(94%) 대비 비중이 작다.
더구나 엔씨소프트는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89% 줄었다. ‘리니지 라이크’(like·같은)로 불리는 유사 게임의 범람, 국내 게임 시장의 모바일 MMORPG 피로감 등이 겹쳐서다. 이번 SIE와의 협력은 국내 시장에 갇혀 있던 엔씨소프트의 사업 영역을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가 최근 기존 장르·지역 밖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SIE는 왜  

SIE는 콘솔 게임기 PS시리즈로 콘솔 게임 분야 글로벌 1위에 오른 기업. 2020년 11월 출시한 PS5는 글로벌 누적 4000만 대 이상(8월 기준) 팔렸다. ‘라스트 오브 어스’ ‘갓 오브 워’ ‘호라이즌’ 시리즈 등 독점 게임을 통해 콘솔 기기 판매를 견인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하지만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Xbox)가 독점 게임 전략 대신 게임 구독 모델로 경계를 허물고 생태계를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게임업계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콘솔, PC, 모바일로 나뉘어 있던 시장이 게임 IP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SIE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 ‘갓 오브 워’ 등을 PC용으로 출시하는 등 플랫폼 간 장벽을 낮추고 있다.
SIE는 또 지난해 8월 모바일 게임사인 ‘새비지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리니지 IP로 모바일 MMORPG에서 큰 성공을 거둔 엔씨소프트의 경험이 SIE의 모바일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짐 라이언 SIE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콘솔을 넘어 PS 저변을 확장하고 더 많은 고객에게 닿기 위한 SIE의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엔씨소프트와 SIE는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양질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으로 처음 선보였던 라스트 오브 어스는 올해 HBO 드라마로 만들어져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 SIEK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으로 처음 선보였던 라스트 오브 어스는 올해 HBO 드라마로 만들어져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 SIEK

어떻게 협업해

두 회사는 구체적 협력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광범위하게 협업한다는 방향성만 있는 상황.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모바일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위한 협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적 시너지를 낼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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