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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인요한 입 리스크’…이준석 “패드립이 혁신인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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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혁신위원회 10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혁신위원회 10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인요한 브랜드를 앞세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출범 한 달여 만에 수렁에 빠지고 있다. ‘푸른 눈의 한국인’인 그가 여의도 문법과 다른 말을 쏟아낸 초기만 해도 “히딩크 같다”(성일종 의원)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이 ‘혁신위 조기 해체론’을 꺼내는 지경이 됐다. 당에선 “이젠 인요한의 입이 오히려 리스크”란 지적까지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의 ‘부모 잘못’을 거론한 게 대표적이다. 인 위원장은 지난 26일 청년 및 당원 연수 행사에서 한국 온돌방 문화와 아랫목(가정) 교육을 얘기하다가 “준석이는 도덕·버르장머리가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7일 라디오에서 “젊은 사람들이 이걸 ‘패드립’(패륜적 말장난)이라 그러는데 패드립이 혁신인가”라며 “정치 12년 하면서 부모 끌어들여서 남 욕하는 건 본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 징계를 취소하는 등 ‘이준석 신당론’을 막으려 이제껏 공을 들였는데 “말 한마디로 물 건너갔다”는 비판도 나왔다.

인 위원장은 “과한 표현을 한 데 이 전 대표와 부모님께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많은 공격을 받아 제가 좀 섭섭했던 것뿐인데 밥상머리 교육을 받은 저로선 그냥 ‘어른들의 책임도 있다’는 뜻”이라고 하면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구설수가 처음도 아니다. 험지 출마론으로 당과 신경전을 벌이던 지난 15일 “(대통령 측에서) ‘거침없이, 소신껏 끝까지 해달라’는 신호가 왔다”고 주장한 건 혁신 동력에 상처를 입힌 발언으로 꼽힌다. 대통령실이 “그런(신호를 보내는) 것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당무위원회는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당무감사 결과 46곳의 당협위원장 교체를 지도부에 권고키로 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감사가 영남권 현역 의원 물갈이 신호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당무감사 결과 1위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여권 관계자는 “현역은 배현진(서울 송파을) 의원, 원외는 나경원(서울 동작을) 전 의원”이라고 전했다.

◆하태경, 서울 종로 출마선언=부산 해운대갑 3선인 하태경 의원은 같은 당 최재형 의원 지역구인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도전 의사를 밝히자 최 의원이 ‘양해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최 의원은 페이스북에 “누구나 꿈꾸지만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것이 종로구”라며 “종로를 지키겠다”고 적었다. 당 관계자도 “지도부와 전혀 상의가 없어 당황스럽다. 같은 당 현역 의원이 있는 데 험지 출마라는 취지에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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