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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청약 30평대 사라졌다…몰래 남겨둔 '29가구의 비밀' [부동산? 부동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대형 찾기 힘든 강남 일반분양

부동산? 부동산!

강남 재건축 일반분양엔 왜 작은 평수만 나올까요? 다른 덴 85㎡ 넘는 일반분양분이 꽤 되지요. 강남 조합원들은 넓은 집을 원하다 보니 일반분양분으로 남는 주택형이 작아집니다. 여기에 강남 같은 분양가 상한제에선 ‘보류지 셈법’도 작용합니다. 30가구 미만이면 조합이 임의분양 가능한 주택을 ‘킵’할 수 있는데, 일반분양보다 비싸게 팔 수 있어 이득인 것이죠.

돈 버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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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재건축(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이 이달 분양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하는 메이플자이가 연내 분양을 목표로 서두르고 있다. 이어 강남구 청담동과 서초구·송파구 일대에서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택 수요자의 갈증을 적셔주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강남 재건축 단지가 대형 평형을 많이 짓는데도 일반분양분은 작은 평형 위주이기 때문이다. 국민평형인 85㎡(전용면적)를 넘는 중대형을 찾기 어렵고 그나마 나오는 국민평형도 많지 않다. 분양가 규제의 역설이 숨어 있다.

지난 13~14일 청약 접수에 4만 명이 몰려 평균 1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의 일반분양분 299가구의 주택형은 49~74㎡였다. 전체 건립 가구에 84㎡가 103가구 있었지만 일반분양분으로 나온 건 없었다. 신반포4지구 예상 일반분양분은 43~59㎡ 162가구다. 59㎡보다 큰 80~165㎡가 2133가구 지어지지만 일반분양분은 한 가구도 없다. 내년에 분양할 것으로 보이는 강남구 도곡동 도곡삼호, 청담동 청담삼익, 서초구 방배동 방배6구역,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 모두 일반분양분 중 가장 큰 주택형이 84㎡다. 분양할 때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달라질 수는 있지만, 현재 사정은 이렇다.

2020년만 해도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일반분양분 1235가구에 112~132㎡ 125가구가 포함됐다. 같은 해 신반포 13, 14차 재건축 단지에도 100~107㎡가 들어 있었다. 근래 강남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에서만 85㎡ 초과가 사라진 셈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현행 법령에 따르면 재건축은 85㎡ 이하를 전체 가구의 60% 이상, 재개발은 80% 이상 짓게 돼 있다. 즉, 재건축이 재개발보다 85㎡ 초과를 많이 짓기 때문에 수치상으론 85㎡ 초과 일반분양이 재건축에 많아야 한다. 그런데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1구역 재개발의 경우 85㎡ 초과가 전체 건립 가구 수 3069가구의 3%밖에 안 되는데도 일반분양분이 나왔지만, 신반포4지구 재건축은 전체 3307가구 중 25%나 되는데도 일반분양분이 없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재개발 지역 등지에선 큰 평형 수요가 적은 반면, 강남 재건축에선 조합원의 큰 집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보류지 셈법도 작용한다. 보류지는 조합원 누락·착오·소송 등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두는 여분을 말한다. 서울의 경우 전체 건립 가구의 1% 이하에서 보류지를 남겨둘 수 있다. 보류지는 찾아가는 조합원이 없어 남게 되면 조합이 일반에 분양할 수 있다. 30가구 이상이면 청약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30가구 미만이면 임의로 분양할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 규제도 받지 않기 때문에 보류지 수입이 짭짤하다. 강남과 같은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선 가능하면 보류지 물량을 늘리고 주택형도 키우는 게 조합에 유리하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상한제 전인 2018년에는 보류지를 하나도 남겨두지 않을 계획이었다가 최종적으로 29가구로 늘렸다. 일반분양에 없던 85㎡ 초과 19가구를 넣었다. 일반분양가는 상한제 적용으로 3.3㎡당 5653만원이었다.

조합은 보류지를 입찰로 분양하면서 최저가를 일반분양가의 2배가 넘는 3.3㎡당 1억2800만원으로 정했다. 신반포4지구도 당초 보류지가 49~81㎡ 10가구였는데 이후 59~84㎡ 29가구로 변경됐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보류지가 일반분양 물량과 주택형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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