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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예람 중사 가해자 "여군 조심해라"…명예훼손 2심도 징역 1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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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지난 6월 2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 유족이 기자회견 중 이 씨의 사진을 들고 있다. 김정연 기자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지난 6월 2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 유족이 기자회견 중 이 씨의 사진을 들고 있다. 김정연 기자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기소된 고(故) 이예람 중사 성추행 가해자 장모(26) 중사가 2심에서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 서승렬·안승훈·최문수)는 23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과 기록을 보면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을 구성한다고 본 원심판결이 정당하다”며 “피고인과 특검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 기준에서 보면 과다하게 처벌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가지고 심리했다”면서 “증거조사 결과 피고인의 명예훼손 범행으로 너무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았고 피해자 역시 군대라는 조직 특수성으로 간접적인 정신적 고통을 많이 받은 것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장씨는 앞서 사석에서 한 자기변명일 뿐이라며 발언이 전파되지 않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발언한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는 소수자인 여성이고 폐쇄적인 군대 특성상 전파 가능성이 높다”며 “별것 아닌 것을 성범죄로 신고했다는 취지의 소문이 확산했고 피해자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을 보면서 무거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피고인 자신도 재판받는 과정에서 그 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2021년 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동료들에게 “이 중사로부터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로 신고당했다” “선배님들도 여군 조심하라” “이 중사가 내 행동을 받아줘 놓고 신고한 것”이라는 등의 취지로 허위 사실을 말해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중사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이 중사는 당시 성추행 사실을 신고했으나 군 당국의 부실수사와 2차 가해에 시달리다 2021년 5월 21일 극단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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