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도착해 3박 4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5월에 대관식을 치른 찰스 3세 국왕이 초청한 첫 국빈이다.
공군 1호기를 타고 이날 오후 3시 50분쯤 런던 슨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영국 의장대의 도열 속에 왕실 수석 의전관인 후드 자작, 빈센트 톰슨 에섹스지역 국왕 부대리인 등의 영접을 받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영국 왕실이 제공한 벤틀리 의전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 첫 일정으로 시내 한 호텔에서 동포 간담회를 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했고, 이번에는 찰스 3세 국왕께서 즉위하신 후 첫 번째 국빈으로 초청을 받아 영국을 다시 이렇게 찾게 됐다”며 “한국은 유럽 국가 중에 영국과 최초로 1883년에 수호 통상 조약을 체결하는 등 우리나라와 영국은 오랜 세월 뿌리 깊은 협력과 연대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1950년 북한의 불법적인 기습 남침으로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였을 때 영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8만 명의 군대를 파병했고, 이 중 1000여 명이 넘는 청년들이 목숨을 바쳤다”며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에서 우뚝 일어서 기적과도 같은 압축 성장을 이루어내는 데도 영국은 늘 대한민국과 함께하며 우리의 산업과 기술 인프라 구축 과정을 도왔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한ㆍ영 관계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ㆍ영 양국은 사이버 안보와 방위 산업 등 안보 분야의 협력 체계를 새롭게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한ㆍ영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을 다시 시작해 공급망과 교역의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나고, 양국의 협력 지평을 AI(인공지능)ㆍ원전ㆍ바이오ㆍ우주ㆍ반도체ㆍ청정에너지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민들을 향해 윤 대통령은 “한국의 대중문화를 즐기는 영국인들이 늘어나고 있고 현재 런던 시내에만 200여 곳에 한식당이 있다”며 “앞으로도 각자의 분야에서 더욱 큰 역량을 발휘해 영국 사회에 더 큰 기여와 봉사를 하고, 한영을 잇는 든든한 가교가 돼 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