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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통쾌한 복수전…쉬하오훙에 불계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19일 ‘삼성화재 바둑마스터스’ 16강전에서 신진서(왼쪽)와 대만의 쉬하오훙. [사진 한국기원]

19일 ‘삼성화재 바둑마스터스’ 16강전에서 신진서(왼쪽)와 대만의 쉬하오훙. [사진 한국기원]

디펜핑 챔피언 신진서가 2연패를 향한 힘찬 행진을 시작했다. 신진서 9단은 19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에서 열린 2023 삼성화재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전 첫날 경기에서 대만의 쉬하오훙 9단을 상대로 백 208수 만에 불계승하고 8강에 선착했다.

신진서의 통쾌한 복수전이었다. 신진서는 지난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 4강전에서 쉬하오훙에게 뜻밖의 패배를 당했다. 뼈 아픈 패배로부터 두 달쯤 뒤 공교롭게도 신진서의 삼성화재배 16강전 상대로 쉬하오훙이 정해졌다. 신진서는 쉬하오훙을 인식하고 나온 게 분명했다. 백을 쥔 신진서가 초반에 매우 난해한 모양을 만들었다. 신진서도 어려웠으나 쉬하오훙에게는 더 어려운 초반 포석이었다. 장고를 거듭하던 쉬하오훙이 적당한 타협을 통해 포석 단계를 넘어가자 어느새 형세는 신진서에 유리해져 있었다.

여기서 바둑을 정리해도 됐지만, 신진서는 단단히 작정한 듯했다. 바둑TV에서 해설을 한 박정상 9단이 “아시안게임에서의 한을 그냥 1승이 아니라 압도적인 1승으로 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신진서는 상변 흑 진영에서 잇달아 강수를 터뜨리며 국면을 더 어지럽게 만들었다. 상대를 더 어렵게 할 수도 있지만, 정확히 응수하면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 있는 위험한 승부수였다. 다행히 쉬하오훙은 신진서가 던진 ‘킬러 문항’의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

신진서는 통렬한 복수극을 완성했지만, 16강전에 출전한 다른 한국 선수는 모두 중국 선수에게 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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