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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링크·스킴플레이션 논란에…기업들 "정부 가이드라인 따르겠다"

중앙일보

입력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자류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자류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논란이 된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실태 조사 후 대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식품 업계가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급박한 진행에 따른 혼란이나, 실적 악화로 재투자·고용에 공백이 생기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다수의 식품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 방안이 나와야 더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겠지만 정부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면 따라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가격을 그대로 두거나 올리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것을 뜻한다. 줄인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의 ‘인플레이션((inflation)’을 더해 만든 말이다. 가령 한 팩에 들어있는 핫도그 개수나 김 장수를 줄이거나 냉동만두의 무게를 줄이는 식이다.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정부는 소비자 생활에 밀접한 생필품의 슈링크플레이션 행위를 제재하겠다고 나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제품 내용물이 바뀌었을 때 소비자가 알 수 있게 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 데 이어,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17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11월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 실태조사, 제보 등을 진행해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냉동식품 코너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냉동식품 코너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최근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에 휩싸인 A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용량 자체는 포장에 표기하고 있다”며 “용량이나 개수가 줄어든 것을 표기하는 데 대해 제도화가 이뤄지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당연히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기업들이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정부는 방안 마련에 대한 뜻만 밝힌 상태다.

업계는 슈링크플레이션 비판이 과도하다는 억울함과 제도화 과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상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가 바뀌면 용량이 달라질 수 있고, 할인 시 규제사항 때문에 용량을 다르게 한 것이라는 등의 설명이다.

C업체 관계자는 “포장을 바꿔야 해 중소기업에는 또 다른 원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준비 기간을 충분히 두고 정교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D업체 관계자도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등이 올라도 가격을 못 올리니 어쩔 수 없이 양을 줄이는 곳도 있는데 결국 실적 악화가 제품 개발과 고용 악화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유통·식품 업계의 꼼수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식품 업계의 경우 가격을 유지한 채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인색하게 아낀다는 의미의 ‘스킴프(skimp)’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다.

앞서 온라인 쇼핑몰의 ‘다크 패턴’(소비자의 착각이나 실수, 비합리적인 지출 등을 유도하는 화면 배치)’ 행위가 꾸준히 지적받자 공정위는 19개 유형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사업자·소비자 유의사항을 담은 자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기준을 바탕으로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38개 온라인몰의 76개 웹사이트·모바일 앱을 조사한 결과 429건의 사례를 확인해 해당 기업에 상시 모니터링 등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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