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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감옥 촬영지 장흥교도소,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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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교도소 이전 후 매년 20편 이상 영화·드라마가 촬영되는 옛 장흥교도소. [사진 장흥군]

교도소 이전 후 매년 20편 이상 영화·드라마가 촬영되는 옛 장흥교도소. [사진 장흥군]

“영화 마더(2009년), 프리즌(2017년), 1987(2017년), 범털(2021년), 밀수(2023년)…” 국내 영상콘텐트 촬영지 중 한 곳인 옛 전남 장흥교도소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년)과 악마판사(2021년), 더 글로리(2022년) 같은 드라마도 찍었다. 정부는 장흥교도소를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건물 안팎을 새롭게 꾸미고 있다.

장흥교도소가 영화·드라마 촬영지를 넘어선 문화재생지역으로 탈바꿈된다. 장흥군은 13일 “그간 출입이 통제됐던 옛 장흥교도소에서 14일부터 이색 감옥문화 체험 행사를 위해 일반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내년 9월 개장할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생사업의 마중물 성격의 이벤트다. 40년간 실제 교도소로 사용됐던 공간 안에서 사전 예약을 받아 체험행사 등을 진행한다. 전국 유일의 교도소 실물 촬영지인 장흥교도소에서는 연간 20편 이상의 영화·드라마가 촬영된다.

이색 감옥체험의 테마는 ‘교도소 톺아보기:프리즈날레 그리고 프리즈놀래’다. 현대미술 전시회인 ‘프리즈날레’와 체험프로그램인 ‘프리즈놀래’ 등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프리즈날레는 ‘프리즌(prison·감옥)’과 ‘비엔날레(Biennale)’의 합성어다. 프리즈놀래는 ‘프리즌’과 ‘놀래’를 합쳐 ‘감옥에서 신나게 놀아보자’는 뜻을 담았다. 톺아보기는 ‘샅샅이 훑어가며 살피다’는 뜻의 우리말에서 따왔다.

교도소 톺아보기는 장흥 지역의 ‘극예술창작집단 흥’이 체험형 상황극을 통해 무대를 연다. 행사 참가자가 수감자로 변신해 배우와 함께 교도소를 돌며 퀴즈를 푸는 프리즈놀래 프로그램이다.

‘프리즈날레’는 교도소에서 열리는 현대미술전이다. 교도소 ‘내부 수용동’에서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전시한다. 전시장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3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개방되며, 월·화요일은 휴관한다.

옛 장흥교도소는 1975년 장흥읍 원도리에 문을 연 뒤 2015년 용산면으로 이전했다. 장흥군은 연간 100일 이상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이어지자 2019년 교도소 부지를 매입했다. 2020년 문체부의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된 후로는 감옥 테마공원 등을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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