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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수 수갑 채운 형사는 버림받았다" 경찰 특진 불공평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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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수가 지난 6일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일대에서 경찰관들에게 검거되고 있다. 사진 SBS 캡처

김길수가 지난 6일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일대에서 경찰관들에게 검거되고 있다. 사진 SBS 캡처

도주 피의자 김길수 사건 공조·검거에 역할을 다한 경찰관들이 특별 승진한 가운데 실제 김길수에게 수갑을 채운 형사들이 특진 명단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내부에서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에는 "김길수를 현장에서 검거한 형사는 버림받았다"며 "몇 날 며칠 밤을 새우며 추적해 현장에서 김길수를 잡은 형사는 특진 명단에서 제외된 채 아무 쓸모 없는 표창 하나로 끝났다"는 글이 등록됐다.

게시자는 "일선 경찰관들은 안 그래도 힘든데 내부적인 불공평 때문에 사명감과 직업의식마저 사라지고 있다"며 "특진을 시켜줄 거면 다 같이 시켜주지 왜 현장은 소외시키느냐"고 말했다.

해당 글에는 "경찰 내부에 범인 검거 특진이라고 있는데, 일반적인 룰은 '범인에게 수갑을 채운 사람'"이라며 "내부 경찰들도 암묵적으로 이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진이 2장 내려왔는데 밀착 감시해서 공중전화 번호를 알려준 여경과 상황실로 번호를 전파한 경찰이 특진하고, 수갑을 채운 형사는 특진을 못 하게된 상황"이라는 부연 댓글이 달렸다.

댓글 작성자는 "경찰 내부에서는 현장에서 검거한 경찰을 챙겨주지 않으면 나라도 현장에 안 가고 여자친구 옆에서 기다리겠다든가, 여자라서 대우를 받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적었다.

사진 블라인드 캡처

사진 블라인드 캡처

이에 "공조한 여경이 특진한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여경도 기여한 바가 있어 특진한 것인데 왜 여자라서 욕을 하느냐"며 "현장 형사를 특진시키지 못한 윗선의 잘못이지 여경 혐오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앞서 경찰청은 김길수 검거 사건과 관련 경기북부경찰청 의정부경찰서 이선주 경사와 경기남부경찰청 안양동안경찰서 김민곡 경장을 각각 경위와 경사로 한 계급씩 특별승진해 임용했다.

특별승진자 2명 외에 의정부경찰서 김경수 경사와 안양동안경찰서 서형렬 경감에게는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했다.

그러나 김 경사와 함께 현장에서 김길수를 체포한 강력팀 형사 2명에 대해서는 특진은 물론 표창도 수여되지 않자 경찰 내부에서 논란이 일었다.

특수강도 혐의로 체포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김길수는 지난 4일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도주했다.

서울구치소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경기남부, 경기북부 등 4개 시도 경찰청 간 공조로 추적 수사를 벌였고 도주 사흘째인 6일 저녁 김길수가 지인에게 전화를 걸자 이를 역추적해 그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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