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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감기에 ‘즉빵’인 약은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최근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감기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등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이에 방역 당국은 독감 예방접종을 서둘러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감기 치료에 대해 인터넷을 찾아보면, “감기에 걸렸을 땐 파 달인 물이 직방이다” “뜨거운 유자차나 모과차가 치료 약으로 직빵” “얼큰한 소고기 뭇국이 감기에 즉방이다” 등과 같은 민간요법이 수두룩하게 올라 있다. 심지어 “감기엔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먹으면 즉빵”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처럼 어떤 결과나 효과가 지체 없이 곧바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할 때 ‘직방’ ‘직빵’ ‘즉방’ ‘즉빵’ 등으로 표현하곤 한다. 이 중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많은 이가 ‘즉방’이나 ‘즉빵’이 바른 표현이라 알고 있다. ‘즉방’과 ‘즉빵’에서 ‘즉시’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답은 ‘직방’이다.

‘직방(直放)’은 ‘곧을 직(直)’ 자와 ‘놓을 방(放)’ 자가 만나 이뤄진 낱말이다. ‘곧을 직’ 자는 ‘곧바로’라는 의미로 쓰이므로, ‘(효과나 결과를) 곧바로 내놓다’는 의미가 된다.

‘즉방’이 틀린 표현이므로 ‘즉빵’도 바르지 못한 표현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직빵’은 ‘직방’의 센말(뜻은 같지만 어감이 센 느낌을 주는 말)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바르지 못한 표현이다. ‘직방’만 올바르다고 기억하면 된다.

‘직방’을 한자로 쓸 때도 약 처방(處方)을 떠올려서인지 ‘直方’으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直放’으로 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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