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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조차 아빠라 안불렀는데…한때 '케 서방'이 깜빡하는 사실

중앙일보

입력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지난 9월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EPA=연합뉴스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지난 9월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화 '대부' 시리즈의 거장,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젊은 시절, 조카들을 데리고 공연 보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그렇게 '프랜시스 삼촌'을 따라갔던 조카 중 한 명이,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59)다. 그는 코폴라 감독의 다섯 살 위 친형이 어거스트 코폴라의 아들이다. 그는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삼촌을 보며 '프랜시스 코폴라'라고 소근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유명해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곤 했다"고 말했다.

배우의 길을 택한 그는, 삼촌과 동일시 된 이름 '코폴라' 대신, '케이지'라는 예명을 골랐다. 삼촌 후광 덕을 본다는 이야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성(姓)은 그가 좋아하던 마블 시리즈의 캐릭터, 루크 케이지에서 따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젠 사람들이 그를 볼 때마다 그의 이름을 중얼거린다. 그는 NYT에 "아들 녀석까지 사람들을 보고 나를 '아빠'가 아니라 '니콜라스 케이지'라고 부르곤 했다"며 웃었다. 이어 "사실 나는 내가 유명하다는 걸 자주 까먹는다"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좀 이상하게 대한다 싶을 때, 맞다, 나는 유명인이었지, 자각하곤 한다"고 말했다.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스틸 컷. [중앙포토]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스틸 컷. [중앙포토]

그의 필모그래피엔 100편이 넘는 영화가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콘 에어' '페이스 오프' 같은 액션물부터, '패밀리 맨' 등의 드라마 장르까지 섭렵했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도 손에 넣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흥행에 참패하며 오랜 기간 슬럼프를 겪었다.

그는 NYT에 "2008년 쯤, 재미로 내 이름을 구글에 검색해봤는데, '니콜라스 케이지 한물갔다'는 내용들을 봤다"며 "이러려고 배우가 된 게 아니다 싶어서 화도 나고, 억울하기도 하고,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신작 '드림 시나리오'에서 대학교수를 연기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니콜라스 케이지가 신작 '드림 시나리오'에서 대학교수를 연기하는 모습. AP=연합뉴스

그가 심기일전 후 찍은 영화는 거대 제작사의 블록버스터와는 거리가 멀다. 2021년 '피그'와 이번에 미국에서 개봉하는 신작 '드림 시나리오' 역시 독립영화에 가깝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NYT에 "독립영화는 나의 뿌리"라며 "나는 항상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고, 예측불가인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록버스터 상업 영화에 출연하겠다고 생각했을 때도 사람들은 '잘 안 풀릴 텐데'라고 했지만 그들의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고독한 셰프('피그')부터 코믹 흡혈귀('렌필드')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까닭이다.

이번 '드림 시나리오'에선 평범하기 그지 없는 대학교수로 출연하는데, 갑자기 타인의 꿈에 등장하며 겪는 해프닝을 그린다. 그는 NYT에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특별해지고, 갑자기 세간의 화제가 되다 악명을 떨치는 스토리에 끌렸다"며 "내 이름을 검색해봤을 때의 그 느낌을 살려 연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렌필드'에서 흡혈귀를 연기하는 니콜라스 케이지. AP=연합뉴스

영화 '렌필드'에서 흡혈귀를 연기하는 니콜라스 케이지. AP=연합뉴스

그는 한때 국내에서 '케 서방'이라고 불렸다. 2004년 결혼한 세번째 부인이 한국계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한 명 두었으나 2016년 이혼했다. 케이지는 엘비스의 외동딸인 리사 마리 프레슬리와 2002~2004년 결혼한 바 있다. 현재는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딸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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