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전 대법원장 퇴임(9월 24일) 후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새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한다. 이광만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김형두 헌법재판소 재판관, 조희대 전 대법관,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 후보군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5일 “실무 절차가 일부 남아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과 정기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 주 후보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 출신인 이광만 부장판사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지난달 16일 추천한 후보군 5명 중 한 명이다. 이균용 전 후보자 낙마 후부터 꾸준히 후보로 거론됐다. 보수 성향의 판결을 주로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법원 안팎 네트워크가 폭넓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전북 정읍 출신인 김형두 재판관은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지낸 뒤 올해 3월 헌재 재판관에 취임했다. 당시 인사청문회에선 여야 모두 ‘적격’ 의견을 채택했다. 다만 김명수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행정처 차장을 거쳐 헌재 재판관이 되고 2010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점 등은 여권의 부담 요소로 꼽힌다.
변협 추천 5인 중 한 명인 조희대 전 대법관은 법원 안팎의 신임이 두텁고 리더십도 뛰어나다는 게 중평이다. 그러나 경북 경주 출신으로 보수색채가 짙고, 임명되더라도 임기 중 정년을 맞게 되는 점이 부담이다.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나와 서울고법 판사 등을 지낸 정영환 교수는 비교적 새 인물에 가깝다. 대법원장이 될 경우 1993년 연세대 출신인 윤관 전 대법원장 이후 30년 만의 비서울대 출신 대법원장이자 첫 교수 출신이 된다. 사법부를 떠난 지 20년이 지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