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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때린다 했지? KT 기사회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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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치고 기뻐하는 KT 배정대. 3-0으로 이긴 KT는 시리즈 첫 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치고 기뻐하는 KT 배정대. 3-0으로 이긴 KT는 시리즈 첫 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T 위즈 배정대(28)가 올가을 두 번째 홈런으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KT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배정대의 선제 결승 2점 홈런과 에이스 고영표의 무실점 역투를 바탕으로 3-0으로 이겼다. 홈 수원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내줘 수세에 몰렸던 KT는 원정지에서 올가을 첫 승을 따내면서 1승2패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NC는 올해 포스트시즌 전승 행진을 끝내고 첫 패배를 당했다.

이날 관중석은 NC를 응원하는 홈팬으로 가득했다. NC가 앞선 포스트시즌 6경기(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 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연승 가도를 달리면서 창원의 가을야구 열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경기 시작 4시간 여를 앞둔 오후 2시20분쯤, NC파크 입장권 1만7400장은 모두 팔려나갔다. 지난달 22일 NC와 SSG 랜더스의 인천 경기 이후 올가을 두 번째 매진이었다.

KT 배정대는 그 함성을 선제 홈런으로 잠재웠다. 그는 0-0으로 맞선 2회 초 1사 1루 첫 타석에서 NC 선발 태너 털리의 2구째 한가운데 낮은 슬라이더(시속 122㎞)를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KT가 플레이오프 3경기 만에 처음으로 뽑아낸 선제 득점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먼저 리드를 해야 하는데, 그동안 자꾸 초반에 실점하고 따라가는 경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타자들도 급해졌다”며 “경기 초반 타선이 터져 선취점을 뽑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감독의 기대에 배정대가 곧바로 응답한 셈이었다.

배정대는 지난달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1-9로 뒤진 9회 말 2사 후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참패를 눈앞에 뒀던 KT의 자존심을 지키는 한 방이었다. 그러나 배정대는 경기 후 자책을 더 많이 했다. 4회 수비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했다. 그는 “중요한 경기일수록 수비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NC 선수들이 잘하긴 하지만, 나도 더 집중해서 그 기세를 꺾어보고 싶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배정대는 결국 ‘1패만 해도 탈락’인 3차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값진 선제 결승 홈런으로 1차전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이와 함께 KT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단일 시리즈에서 홈런 2개 이상을 때려낸 타자가 됐다.

고영표

고영표

마운드에선 고영표가 토종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6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 무실점(5탈삼진)으로 막아내 NC의 추격을 봉쇄했다. 고영표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NC 타자들은 한 명도 2루를 밟지 못했다.

문상철은 7회 초 솔로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풀카운트에서 NC 불펜 김영규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문상철 역시 1차전에 이어 올가을 두 번째 홈런이다. 배정대와 함께 KT의 공격을 이끄는 ‘쌍포’ 역할을 해냈다.

PO 3차전(2일·창원)

PO 3차전(2일·창원)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배정대가 2회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7회 문상철의 추가 홈런으로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선발 고영표도 힘든 상황을 잘 이겨냈다. 그 덕분에 초반에 승기를 잡았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두 팀은 3일 같은 장소에서 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른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 NC는 송명기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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