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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참배·사과 두 달 만에…'이승만 양자' 이인수 박사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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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전 대통령 양자인 이인수 박사가 지난 9월 1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4·19 묘역 유영봉안소를 참배하고 4·19 혁명 희생자와 유가족에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이승만 전 대통령 양자인 이인수 박사가 지난 9월 1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4·19 묘역 유영봉안소를 참배하고 4·19 혁명 희생자와 유가족에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인수 박사가 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2세.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와 유족 등에 따르면 이인수 박사는 이날 오후 6시 53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별세했다.

이 박사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발인은 11월 4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충청북도 국립괴산호국원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혜자 여사와 두 아들 병구·병조씨가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 양아들 이인수 박사. 오른쪽은 부인 조혜자 여사. 중앙포토

이승만 전 대통령 양아들 이인수 박사. 오른쪽은 부인 조혜자 여사. 중앙포토

4·19 묘지 찾아 사과…평생 양부 명예회복 힘써

이인수 박사는 이 전 대통령이 86세 때 양자로 입적됐다. 이 전 대통령이 하와이에 체류하던 시절이었다. 1960년 11월 전주이씨 문중의 결정이었다.

“대통령의 연세가 많으니 대학 졸업자였으면 하고, 이 전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생각해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하고, 미혼이며 가정교육이 바른 집안이어야 한다”는 조건에 적합한 사람이 바로 이 박사였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이 박사는 양녕대군의 17대손으로, 16대손인 이 대통령과 계대(系代)가 딱 맞기도 했다.

이 박사는 과거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의 양자라는) 그 책임이 너무 중해 보여, 나보다는 좀 더 나은 사람을 택하라고 했지만 주변에서 ‘전주이씨 종중에서 그동안 잘 모셨더라면 어른의 말년이 이렇게 비참하지 않았을 텐데, 마지막으로 같은 혈손들이 도와드릴 의무가 있다. 자유를 존중하는 분이니 아들 노릇을 잘하라’고 해 결국 설득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주군 초대 교육감이었던 친부도 ‘정말 어려운 자리라 네 삶이 편치만은 않을 것이지만 열심히 모셔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던 이 박사는 독일 유학을 접고 그 쉽지만은 않았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박사는 양자가 된 후 모두 세 차례 하와이를 찾아 아버지 이 전 대통령을 모셨다. 1961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3월 17일, 1964년 1월 28일부터 4월 2일, 다시 1965년 7월 4일 마우나라니 요양병원으로 가서 7월 19일 임종을 지켰다.

이후 이 박사는 평생을 아버지의 명예 회복에 힘썼다. 4·19 혁명 희생자들과 화해를 위해서도 지속해서 노력했고, 지난 9월엔 대통령의 아들로서 63년 만에 처음으로 4·19 민주묘지를 참배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 박사는 지난 9월 1일 4·19 민주묘지를 찾아 직접 낭독한 사과문에서 “오늘 저의 참배와 사과에 대해서 항상 국민을 사랑하셨던 아버님께서도 ‘참 잘하였노라’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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