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보다 더 빛나는 가을의 영웅이 있었다. NC 다이노스 신민혁(24)이 포스트시즌(PS)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첫 승리까지 따냈다.
신민혁은 3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했다. 7회 1사 후 볼넷과 실책으로 두 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구원투수 류진욱이 승계주자 실점을 막아냈다. NC가 3-2로 이기면서 신민혁은 생애 첫 PS 승리의 기쁨까지 누렸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던 지난 22일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8이닝 2실점)와 맞대결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고, NC도 신민혁의 호투를 발판으로 4-3 승리를 거뒀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뒤 "이렇게 잘 던질 줄은 예상 못했다. 큰 경기에 강한 선수 같다"고 미소지었다. 신민혁은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였고,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가니까 더 투구 템포를 빠르게 했다. 타자들에게 시간을 안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신민혁은 2회 2사 후 문상철에게 안타를 맞은 뒤 7회 앤서니 알포드에게 볼넷을 주기 전까지 무려 14타자 연속 범타를 유도했다. 교체 당시 투구수는 81개. 신민혁은 '더 던지고 싶지 않았냐'는 질문에 "프로에서 완봉을 해본 적 없어 한번 해보고 싶긴 했는데, 팀 불펜이 좋으니까 기분 좋게 믿고 내려왔다"고 답했다.
포수 김형준과의 호흡도 좋았다. 신민혁은 "형준이는 (지난해까지 함께 했던 포수)양의지 선배님과 하는 것처럼 내 생각을 읽는 것 같고, 잘 맞춰준다. 호흡이 좋다"고 고마워했다.
신민혁은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 12이닝 무실점을 이어갔다. 그는 "당연히 무실점하고 싶고, 한국시리즈 가더라도 오늘처럼 잘 던지고 싶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국내 투수 중 PS 최다 무실점 이닝 기록(27과 3분의 2이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김수경 NC 투수코치다.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 신민혁은 "한국시리즈는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이기고 올라가면 오늘처럼 잘 던지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