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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만난 아시아나 합병...“일단 다음달 다시 이사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를 놓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사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독과점 우려 해소 등을 위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을 요구한 상태여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결론이 아직 내려지지 않고 있다.

31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초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0일 이 안건과 관련한 임시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8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화물사업 매각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다.

지난 5월 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아시아나 항공기. 이후 비상 출입문과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수리한 뒤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지난 5월 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아시아나 항공기. 이후 비상 출입문과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수리한 뒤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어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 전 임직원의 안정적 고용 보장과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모든 안건에 대해 토의를 거쳐왔다”며 “특히 화두가 된 화물사업부 매각이 포함된 시정조치안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물론 아시아나항공 임원 및 노동조합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는 등 해당 안건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해충돌, 외압 논란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화물사업 매각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보여온 진광호 사내이사(안전·보안실장)가 이사회 직전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외압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외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화물사업 매각 없이 아시아나의 독자 생존이 가능한가’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다음 이사회 일정과 관련 “일정을 조율해 11월 초에 이사회를 다시 열고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 업계에선 다음 달 2일 오전에 후속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합병 외 다른 대안은 없다’면서도 내심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초 이달 말까지 내기로 한 시정조치안과 관련해서는 EC 측에 최대한 관련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날 “합병이 가능하도록 EC에 구체적으로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미 기존 납부한 계약금을 활용한 7000억원대 유동성 지원과 고용 승계 등을 지원책으로 내놓았다.

아시아나항공 내부 직원들의 동요와 불안도 커지는 상황이다. 익명을 원한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이날 “화물사업 부문 매각과 관련해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거센 편”이라며 “하지만 어떤 식이든 빨리 결론이 나길 바라는 이들이 가장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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