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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세에 조기은퇴 성공했다…'흙수저' 홍춘욱이 개발한 전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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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달러 스위칭 투자 전략’ 개발]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머니랩

한국 주식시장은 환율에 민감합니다. 늘 당한다고 억울하긴 한데, 이를 역이용하는 전략이 있습니다. ‘달러 스위칭 투자’. 한국 경제가 좋을 땐 달러를 매입하고,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주식시장이 붕괴할 땐 달러를 팔아 저평가 국내 주식을 매입합니다. 이 전략의 개발자는 대학 때 ‘가장’을 떠맡은 흙수저 출신입니다. 49세에 조기 은퇴를 가능케 한 성공 전략이라는군요.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많은 사람이 연금 자산을 모아보겠다고 결심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대부분은 노후에 받고 싶은 연금 액수는 큰 반면 모을 수 있는 여윳돈은 많지 않다. 투자 성과를 높여 자산을 불려 나가는 게 필수적인 이유다. 그렇다고 조급한 마음에 테마주를 쫓거나 ‘몰빵 투자’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테마가 지나거나 업황이 돌아서면 언제든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연금 투자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낼 수 있는 원칙과 전략이 필요하다. 머니랩 [연금연구소]가 국내 대표 이코노미스트 중 한 명으로 자신만의 ‘달러 스위칭 전략’으로 노후 자산을 일궜다는 홍춘욱(54·사진)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를 찾은 이유다.

◆‘흙수저’ 출신이라고=완전 흙수저다. 대학 다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때 여동생 두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은 대학생, 또 한 명은 고등학생이었다. 어머니도 몸이 안 좋으셨다. 그나마 운이 좋았던 건 증권사에서 일하면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부터는 고소득자가 됐다는 거다. 그때까지 악착같이 돈을 모아 빚을 갚고 하다가 살 만해진 게 39세가 되던 2008년부터다. 그땐 증권사에서 나와 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할 때인데, 퇴직금 1억원을 가지고 투자를 시작했다. 그때 개발한 게 ‘달러 스위칭 전략’이고, 15년간 그 전략으로 서울 잠실에 꽤 괜찮은 아파트도 사고, 조기 은퇴할 수 있을 정도의 금융 자산을 모을 수 있었다.

◆‘달러 스위칭 투자’는=원-달러 환율과 한국 주식시장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이용한 투자 전략이다. 경제가 나쁘지 않고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일 때는 달러를 매입한다. 그러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 팬데믹처럼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하락)하고 주식시장이 붕괴할 때, 달러 자산을 처분해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매입하는 거다. 다만 꼭 국내 주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환율이 급등할 때 달러를 원화로 바꿔 가장 저평가됐다고 생각되는 원화 자산을 매입하고, 환율이 급락할 때는 원화 자산을 매도하고 달러 자산을 매입하는 게 이 전략의 요체다.

◆환율과 한국 주식시장은 왜 반대=외국인 투자자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 시장이 ‘위험 자산’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불황에 가격이 폭락하는 자산이라는 뜻이다. 반면에 달러는 안전 자산으로, 불황이 닥치면 가치가 상승한다. 한국 시장이 위험 자산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의 주가 붕괴 때문이다. 경기가 나빠질 때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주가가 폭락하며 환율이 상승하곤 한다. 근데 투자자 입장에선 나쁜 게 아니다. 이런 잦은 위기를 잘 활용만 하면 자산을 불려 나가기 매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달러 투자는 어떻게=소액 적립식 투자자라면 미국 무위험 지표금리(SOFR)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한다. 미국 달러에 투자하면서 SOFR 금리(10월 20일 기준 연 5.3%)가 매일 누적되는 구조로 설계된 상품이다. 정책 금리에 연동되는 단기 상품이라 안전한 상품이다. SOFR 금리가 마이너스 금리로 가지 않는 한 손실 위험도 거의 없고 수수료도 저렴하다. 다만 일반 계좌에선 이 ETF 매매 차익에 15.4% 과세되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홍 대표는 자산을 모아가는 30대와 목돈이 있는 50대의 연금 투자 전략은 달라야 한다고 했다. ‘달러 스위칭 투자’는 자산이 많지 않은 젊은 사람들에게 추천했다. 많은 투자금을 한 번에 스위칭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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