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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떠나자 고래 만나러 ~♬… 내년 4월부터 해상 시범관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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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해 5월 울산 앞바다 9~11마일 해상에서 수백 마리의 참돌고래떼가 유영하는 모습이 당시 고래연구소의 자원조사선에 동승한 본지 취재팀에 포착됐다. [중앙포토]

덩치 큰 고래들이 떼지어 다니며 거대한 물보라를 뿜는 모습-.

내년이면 이런 광경을 고래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캐나다.호주 등에서 포경업(고래잡이)의 대안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관경(觀鯨.고래 관광.Whale Watching)이 우리나라에서도 선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측은 27일 "한반도에서 고래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울산 앞바다에서 내년 4월부터 고래 관광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광 상품은 관광객들이 30~150t급 소형어선 다섯 척을 타고 울산 장생포항을 출발, 한 시간쯤 떨어진 해상까지 나가 고래가 헤엄치는 모습을 즐기며 바다 자원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코스다. 관광객 모집 방법과 비용, 관광 시간 등은 다음달 말까지 최종 확정된다.

고래연구소는 이에 앞서 24일 울산해경과 협의회를 갖고 고래관광선의 안전운항, 고래 출몰 해역의 정보 공유, 고래와 선박 간의 사고 발생 시 응급조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고래연구소가 '고래 관광'에 나서기로 한 것은 울산 앞바다를 중심으로 동해안 일대의 고래 개체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4~5월 30일씩 고래 자원 목시(目視.배를 타고 나가 고래를 눈으로 관찰) 조사를 한 결과 2300~5300마리나 관찰됐다. 특히 장생포~포항 앞바다의 경우 참돌고래가 한꺼번에 100~300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며 고래조사선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비록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밍크고래.흑범고래.큰머리돌고래 등도 자주 관찰됐다.

미국.호주.뉴질랜드 등 포경 반대 국가에서 고래관광은 2005년 기준 연간 900만 명이 즐기며 10억 달러의 경제효과가 발생하는 효자 관광 상품이다. 현재 인터넷상에 개설된 전 세계 고래 관광 사이트만도 3만7000여 개나 되는 등 나라마다 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고래연구소 김장근 소장은 "우리나라도 고래 관광 상품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며 "울산 앞바다는 각종 돌고래와 밍크고래뿐 아니라 멸종 위기인 귀신고래가 출몰하는 곳이어서 고래 관광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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